애도

빛났던 나를 위한

by 밤하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묻지 못한
‘빛났던 나’가 있다.

그 모습이 실제였는지,
시간이 덧칠한 신기루였는지 알 수 없어도
나는 종종
그를 그리워한다.

그를 불러오며
모두 앞에서
‘내’가 무시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님을 외치지만,
그럴수록 초라해지는 건
지금의 나였다.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이 멈췄다.

그와 함께
공들여 쌓은 시간,
애정으로 닦아 올린 이름.


인정하기로 했다.
그는 이미
지나간 사람이라는 걸.

이제는 보내주기로 했다.


내가 너를 오래 사랑했어.

너의 열정은 빛났고
눈은 찬란했어.

너는 태양이었고
너의 숨은 생명을 주는 바람이었어.

비록 너를 이곳에 묻더라도
너와 함께한 시간까지 사라지지는 않을 거야.

너를 잃어서 슬퍼.
사랑한 만큼 아파.

하지만 이제,
보내줄게.

너를 사랑했던 힘으로
지금의 나를 사랑해 볼게.

잘 자,
찬란했던 나.


그와의 시간은
내가 가진 자랑이었다.

언젠가,
내가 그를 이렇게 기억하듯,
오늘의 나 역시 다정하게 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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