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오늘도 시간 속에서 헤매는 당신을 위해 남깁니다.
'과거'는 중요한 시간이다.
잊고 살면 안 되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에 중독되어서도 안된다.
한 때, 잠깐 과거에 갇힌 적이 있었다.
숨이 막히고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
나를 잡아당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스스로 새장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감옥처럼 살았다.
아무도 나에게 그러라고 한 적 없었지만,
내가 스스로를 가둬버렸다.
시간 지나, 과거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때의 나는,
응급처치조차 불가능했던 상처에 버거워하다
높아진 담벼락에 가로막혀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할까 봐
두려워한 발자국도 감히 내딛지도 못하는
겁쟁이였다.
담벼락에 갇혀 또 다른 세상과
따뜻한 햇빛이 밝혀주는 길을 보지 못하고
과거 속에 살면서
'오늘'을 살지 않고 '내일'만 생각했다.
과거를 돌아보되,
그 시간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
미래를 계획하되,
그것에 대해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현재를 살아가기 위해
'오늘'과 잠시 뒤에 다가올 '지금'에 집중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후회와 미련에 집착하면
과거에 갇히기 쉽다.
걱정과 혼란스러움에 집착하면
미래에 갇힐 수밖에 없다.
충실하게 현재를 살아야 삶의 균형이 유지되고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과거에 갇히게 되면 발전이 없게 된다.
이런 경우를 살펴보면
상처가 너무 깊어서 치유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 경우가 많았다.
지금 당장 숨 쉬기 버거워서
'다음'을 염두에 두지 못한 채로
살 수밖에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미래에 갇히게 된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에 대한
보상만 생각하게 되어 묶여버린 것이다.
하지만 결국 갇힌 시간은 미래일 뿐,
'과거'에 발이 묶인 것이다.
과거의 '어떤 시간과 사건'으로 인해 생긴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가
그 시간 속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마음에 묶여버린다.
다들 세상이 처음이고 그 길에 정답은 없지만
평범하고 평온한 일상을 살기 위해
세상이 정해 높은 길 그대로 살아오기 마련이다.
어른들은 늘 그게 맞다고 했다.
사회는 '법'을 제외하고도
그들끼리 만든 룰을 만들고
그대로 살아가지 않는 사람을 보며 비난하고,
실패하면 낙오자라고 손가락질하기도 한다.
'다름'을 인정하기보다는
'이상하다'로 프레임을 씌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흔히 '사회'라고
규정지어 놓은 룰 안에서
'나'를 아끼는 방법과
자아를 찾는 방법을 배우기도 전에
미래의 '나'를 위해 사는 방법을
먼저 배우게 만든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고민해 보기 전에
하나의 목표만을 위해 살아간다.
즉, 달리는 이유조차 모르면서
달리는 방법도 알려주지 않은 채로
그저 달려서 1등을 차지해야 한다고 배웠던 건 아닐까?
우리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사회의 시간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안에 나만의 시계를 추가하는 건 어떨까?
당연히, 내 시계의 기준은 나다.
따라서 느리고, 빠른 것이 없다.
우리가 살다 보면 지도 속의 길보다
더 편하고 마음에 드는 '지름길'을 택하기도 하고
때론 일부로 돌아가는 것처럼.
천천히 자신의 시간에 맞춰서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제는 안다.
내 시계는 단 한 번도 고장 나지 않았다.
만약 오늘도 시간의 굴레에 갇혀 있다면,
한 걸음 물러나서 기억의 조각만 보기보다는
한 편의 소설처럼 기억의 전체를 바라보라고 권하고 싶다.
빠져나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오늘의 '나'를 깊게 안아주는 건 어떨까?
시간에 갇혀 소중한 현재를 잃어버린다면
결국 또 '오늘'에 발목 잡힐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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