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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Jun 24. 2024

꿈꾸는 어른

[아직 어른이 되어 가는 중입니다]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고민은 고작 지각하면 어떡하지?, 새 학기에 친구 못 사귀면 어떡하지?, 대학 못 가면 어떡하지? 이런 단순한 고민이었으니까. 어릴 땐, 대학만 가면 인생이 수월하고 다 끝나는 줄 알았다. 대학만 가면 다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꼬맹이에게 어른은 그런 것이었고, 아무도 그 뒷이야기는 알려주지 않았다.




‘어른이면 현실에 수긍하고 살아야 한다’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라며, ‘너 돈 많으면 그래도 된다’라고 했다. 안타깝게도 나는 돈이 많이 없다. 그래도 나는 꿈이 있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살고 있다.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일에도 잘 웃고 행복하게!


내가 생각한 능력이란 천재적인 ‘능력’이 있다면, 좋아하는 것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했다. 글을 쓰는 것에 처음 눈을 뜬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당시 정부의 교육 정책은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것이 목적이었고 글쓰기 수업을 접할 기회가 있었고, 논술과 글짓기가 가장 많았다. 가장 흥미가 있었던 것은 일기와 독후감, 시 쓰는 것이었다. 보고서, 논문, 신문의 글은 나이가 더 들어 좋아하게 되었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이름과 얼굴을 외울 정도로 집처럼 도서관에서 살았었다. 그리고 나는 꿈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행운을, 이런 행운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이것을 나의 능력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흔히 직업을 고민하기에 앞서 고민에 빠지는 부분이 있다.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중에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가다. 고려한 부분이 잘 맞으면 좋지만, 오히려 생각한 것과 반대되면 고통받기도 하고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슬럼프에 빠진 사람들도 많다. 나 역시 졸업을 앞두고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그 사이에서 고민했고, 아직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처음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했을 때는 이 모든 조건의 교집합에 해당하였고 내 꿈이었기에 거침없이 뛰어들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만족한 것과 달리 가족이 모두 흔쾌히 응원해 주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좋아서 선택한 것의 유일한 장점이 있다. 잘 못해도 버틸 힘이 있다. 억지로 떠밀려서 한 게 아니라, 잘해서 계속한 것이 아니기에 열심히 할 수 있다. 하다가 ‘적당히’ 좋아함을 깨달으면 빨리 포기할 수 있으니 오히려 좋다. 더 이상 사랑하지 않거나, 더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든 타고난 재능이 작용한다. 그러나 꿈을 꾼다는 거, 그게 가장 큰 재능이 아닐지 싶다. 타고난 재능이 있다고 해서 그 재능에 대해 다 꿈을 꾸고 좋아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에 대해 꿈을 꾸는 사람에 대한 재능에 노력을 더한다면 분명히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행복을 찾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떤 길을 가든, 그 길을 행복한 길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면서 절망적인 순간도 있었다. 나의 글이 부끄러웠던 순간이 있었다. 다른 사람의 글과 비교하기 시작했을 때였다. 재능의 영역을 제외하면 글은 많이 읽고 쓸수록 늘 수밖에 없다. 좋은 글은 퇴고를 많이 할수록 좋은 평가를 받는다. 비교를 당하거나, 스스로 비교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기 마련이다. 비판과 평가는 발전을 위해 적당히 귀담아들어야 하지만, 적당히 걸러 들어야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의 꿈을 열심히 좇는 시간, 사랑하는 일을 하는 그 시간만큼은 행복하고 만족함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누군가는 꼭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지만 그것을 이루는 것까지가 너무 멀게 느껴져서 힘들고, 누군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몰라서 힘든 사람도 있다. 


무엇을 꾸준하게 계속하게 한다는 것, 그 자체가 참 대단하고 멋있는 일인 것 같다. 나 역시 매일 글을 꾸준히 쓰겠다는 다짐을 매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는 못하다. 아직도 너무나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너무나 원하는 것이 있는데, 너무나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너무 멀리 있는 것 같고 잡히지 않을 때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절망과 좌절을 겪기도 한다. 때론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떨어져서 괜히 무기력해지는 마음을 겪을 때도 있다. 그래서 꾸준한 내 속도로 내 시간에 맞춰서 달려가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어른은 꿈꾸면 안 되나요?

아니요, 어른이 되고 나서도 여전히 꿈을 꾸고 있고,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 나가고 있다면 저는 손뼉을 쳐주고 싶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하고 싶은 것을 내려놓고 해야 하는 것을 감당해야 하는 게 많아지는 위치이기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오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멋있는 어른이 어른이라고 응원해 주고 싶습니다! 누군가 꿈을 꾸고, 계속해 나간다는 건 분명 곁에 단 한 명이라도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건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믿어주고 응원해 주고 또 그 사람은 그 믿음 속에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나는 아직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

나는...

나는 꿈을 사랑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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