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아무도 잘못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이만큼이나 멀어져 있었다. 그냥 이렇게 됐다. 누가 잘못했고, 잘했고 그런 걸 말하려는 건 아니었다. 그냥... 더 이상 이 관계가 나에게 힘이 되지 않았다. 미안해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이해해 주기만 바라는 게, 서로를 알게 모르게 갉아먹는 것을 그만하고 싶었다. 한 때는 서로를 응원했고, 위로가 되어주었고, 함께 성장하고 싶었다. 같은 길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그래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었을 뿐이었다. 더는 그렇지 못하다면 조금의 웃음이 남아있을 때 안녕하자.
마음의 문을 조금씩 닫아가는 과정은 마치 가을 끝자락의 낙엽처럼 아프고 쓸쓸했다. 한때는 환하게 타오르던 내 마음속 불꽃이 이제는 작은 촛불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그 불빛은 나의 순수함이자, 타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었다. 때론 세상을 향한 희망이기도 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 작은 불빛은 내게 마치 별빛 같았다. 때로는 멀고 차갑게 느껴지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는 그런 빛. 나는 그 빛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꺼질 듯 아슬아슬한 그 불빛을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마치 어린 시절, 소중한 보물을 품에 안듯이. 그 작은 온기가 내 손바닥을 통해 전해져 오는 것 같았다.
더 이상 모두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누군가는 그 불빛을 이용하려 들 것이고, 또 누군가는 그저 무심히 지나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아주 조금씩만 그 빛을 나누기로 했다.
마치 귀중한 향수를 한 방울씩 떨어뜨리듯, 나의 마음도 그렇게 조금씩 나누어 주기로 했다. 그렇게 하면 향기는 오래도록 남을 테니까.
어쩌면 이것은 성장의 한 과정일지도 모른다.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싶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
마치 오랜 시간 바다에 씻겨 부드러워진 조약돌처럼, 나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날카로운 모서리는 사라지고, 대신 부드러운 곡선만이 남았다.
이제 나는 안다. 모든 관계가 영원할 수는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 유한함이 우리의 현재를 더욱 소중하게 만든다.
마치 꽃이 피었다가 지는 것처럼, 우리의 관계도 그렇게 아름답게 피어났다가 시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영원히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간다. 과거의 아픔에 머물지 않고,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저 지금, 이 순간 내 안의 작은 불빛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나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다.
마치 새벽녘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나의 새로운 하루도 그렇게 시작된다. 어제의 아픔은 밤의 어둠과 함께 사라지고, 새로운 희망이 지평선 너머로 떠오른다.
언젠가는, 나의 작은 불빛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새로운 불꽃을 피워낼 수 있지 않을까. 그 순간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조용히 나의 불빛을 지켜나간다.
마치 등대지기가 밤새 불빛을 지키듯이, 나도 내 마음의 불빛을 지켜나갈 것이다. 그 빛이 누군가에게는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리고 이것이 결코 나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안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불빛을 지키고 있다. 때로는 서로의 불빛이 만나 더 큰 빛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그 빛을 돌보기도 한다.
마치 밤하늘의 별들처럼,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고 있다. 때로는 멀리 떨어져 있어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 같은 하늘 아래에서 서로를 비추고 있는 것이다.
이 여정에서 나는 조금 더 현명해지고, 조금 더 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내 안의 불빛이 다시 한번 환하게 타오를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마치 봄이 오면 꽃이 피어나듯이, 나의 마음도 언젠가는 다시 활짝 피어날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나의 계절을 기다릴 것이다.
이 여정은 때로는 고통스럽고 외로울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 각자의 불빛은 작지만 소중하며, 그 빛으로 서로를 비추고 격려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함께 성장하고, 서로의 빛을 더욱 밝게 만들어간다.
마치 숲 속의 반딧불이들처럼, 우리는 각자의 빛으로 서로를 비추며 살아가는 것이다. 때로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것 같아도, 주변의 작은 빛들이 우리를 다시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빛이 되어주며, 이 세상을 조금씩 더 밝고 따뜻한 곳으로 만들어간다. 나의 작은 불빛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그들의 빛 또한 나에게 그러하기를.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빛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빛으로 우리는 함께 어둠을 밝히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