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부서지는 파도 소리
물결 속에 숨은 시간의 그늘
흔들리며 스며드는 밤의 향기
나는 그 속에 잠시 멈춰 서네
구름 속에 물든 빛은 흐릿하고
바람은 가볍게 나를 스쳐가네
내 안에 묻힌 기억은
조용히 바다로 흘러가고 있어
파도 끝에 닿을 때까지
나는 그 바다 속으로 잠겨가
시린 바람이 나를 부르면
그곳에서 다시 나를 만날 수 있을까
깊은 물속에 묻혀 있는 꿈들
떠오르지 못한 채 잠든 그날들
언젠가 그 빛을 따라가면
흩어졌던 기억이 다 모일까
바다의 끝에서 나는 다시 시작해
물결 속에 묻힌 나의 이름을 찾아가리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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