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가체프 Dec 28. 2021

사랑은 대왕 가리비를 타고 ♡

8년째 당연한 일상에 감사합니다 ^^

주말 저녁 두 끼는 거의 신랑이 차린다. 배달 음식으로 차리든 직접 요리를 하든 어쨌든 그의 손이 간다.


오후 늦게 택배로 도착한 대왕 가리비가 오늘 저녁의 주인공이다.

어쩌다 한번 갈까 말까 한 조개구이집에서 맛보았던 가리비 몇 점을 아이가 태어난 후, 가리비 철이 되면 원 없이 먹고 있다.


2019년 11월 9일
2020년 12월 25일


새 식구가 늘어난 기쁨은 있으나 오히려 누릴 수 있는 삶의 반경이 줄어드 먹는 행위에 더 의미를 부여하고 맛있는 음식이 주는 위로에 집착했는지모른다.


신랑이 상을 차릴 동안 나는 주로 아이를 돌보았다.

주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아이가 좀 크고 혼자 잘 놀 때가 되어도 나는 먹는데만 진심이었고 신랑이 요리를 어떻게 하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정리를 하고 청소를 했다.



오늘은 왠지 신랑 옆에 있고 싶었다.



'가리비 껍데기도 씻어야 하는구나.'

'색깔별로 예쁘게 파프리카도 넣어달라고 주문했는데, 양파랑 파프리카 채 써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네.'

'찜통에 한번 찌고 난 후, 오븐으로 가는 거구나.'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줄 몰랐다.


가리비를 넣기만 하면 오븐이 다 만들어 주는 줄 알았다.


완성된 요리 사진만 가득하던 내 핸드폰에 이제는 요리 과정의 사진도 담으려 한다.


2021년 12월 11일


맛있게 먹어 줄 나를 생각하며 진심으로 열심히 요리하는 그의 마음을 의심하지 않고 잊지 않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여보가 해 준 요리는 언제나 다 맛있었는데,
그냥 그런 게 아니었구나.

정성 가득, 사랑 가득 ♡ 고마워!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게 삶이라는 말을 실감한 두어 해를 지내고 보니 당연한 것은 없었다.

8년째 당연한 이 일상도 결코 당연한 것은 아니다.


2022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무슨 일도 일어날 수 있는  해가 다가온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의미와 재미를 찾고

소소한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