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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가체프 Jun 22. 2022

2022 은전 한 닢_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부러운 사람이 있나요?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온라인에서 강의 혹은 프로그램을 하는 분들이 많다.


나는 철저히 배우는 입장에만 서 있다.

나눔 강의를 하거나

의지 독려 프로그램을 이끌 마음이 없다.


한편으로는

'내 이름으로 계속할 수 있는 일이 있긴 해야겠지,

나도 이제 해야 하나?'

생각이 들긴 한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다들 하니깐...


모르겠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 시작하면
아까울 것 같은 강의나 프로그램이 있나요?

부러운 사람, 롤모델이 있나요?





내가 하고 싶은 걸 모를 때,

브랜딩을 할 때,

콘텐츠를 찾을 때,

스스로에게 던지면 좋은 질문이란다.



질문의 핵심을 알면서도,

충분히 예상되는 보기와 선택지 중에

골라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난 그 순간에도

서울대, 대학원 , 국어국문학과 등 같은 학력이나

공무원, 의약계 등 전문직 일이

머릿속에 먼저 떠올랐다.



이제는 이마저도

진짜 부러운지, 정말 원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소유인가?



마음만 먹으면 온라인으로

하버드 대학 강의도 들을 수 있는 시대에다

은유 작가님은 전공, 학벌과 무관한 그냥 쓰는 사람,

프로 작가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의료인은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싶기도 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내가 목표했던 일을 할 수 없게 된 이 현실이

너무도 싫어 밤마다 이불 킥을 했었다.


이불 킥, 울기, 불면증 등등에 시달리다

스스로 생각해 낸 멋진 계획에 도취되어

한동안 우울감과 무기력함을 떨쳐버릴 수 있었다.



작년에 드디어 그 새로운 목표를 신랑에게 선포했다.



"여보, 나 윤서랑 같이 서울대 갈려고. 당분간은 육아에 집중하는 게 맞는 거 같고, 윤서가 중학생 되면 나도 중학교 공부 복습하고, 윤서가 고등학생 되면 나도 입시 모드고, 같이 수능 치러 가야지."



"그래서 서울대 나와서 뭐할 건데?"




순간 나는 띵 했다.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방끈이 짧은 것에 대한 한과

전공, 학벌에 대한 미련이 있었던 나는

그저 서울대만 가면 되는 것이었다.

그 타이틀이 필요했다.




아직도 발을 땅에 붙이지 못한 이상주의자인가,

피천득의 수필 <은전 한 닢>에 나오는

늙은 거지인가?







돈이란 일반적으로 그 가치에 상응하는 다른 재화나 서비스를 얻기 위한 교환 수단이지만, 늙은 거지에게 있어 은전 한 닢은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순수한 욕망의 대상이다. 일 원짜리 은전을 평생 가져본 일이 없었던 거지는 순전히 은전 하나를 소유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6개월에 걸친 각고 끝에 소망을 이루었다.


<은전 한 닢>_네이버 지식백과 검색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




이 문장은 소유 자체를 목표로 하는 욕망의 순수함과 그 성취에서 오는 희열을 드러내는 한편, 목적과 수단을 구별하지 못하는 소유욕의 어리석음을 동시에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은전 한 닢>_네이버 지식백과 검색







내가 온라인에서 배우고 받아서 좋았던 것처럼

나도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이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오늘도 내일도 이렇게 읽고 쓰다 보면

현실과 이상이 조화를 이루고

성장하고 변화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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