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찰 퇴직자의 배낭여행 - 카라코람 하이웨이
해발 천구백십 미터,
톈산 천지까지 오는 수고로움을 바치는 이들아,
천지의 맑은 물을 보라.
나는 도를 터득한 진인(眞人),
반도(蟠桃) 복숭아 먹는 불로장생의 여신,
매일 이 물에 마음까지 목욕하노라.
벗길 때가 없어도 빙하 녹은 물에 나는 한 점 티끌조차 씻어낸다.
티끌로 덮인 인간들아,
하늘을 보라.
눈이 쌓인 빙하를 보라.
그 빙하가 녹아 흐르는 맑은 물을 보라.
하늘이 담기지 않았느냐.
너희도 하늘을 보아야
나처럼 불로장생, 마음과 피부가 늙지 않는다.
매표소와 셔틀버스 탑승장, 천지 하차장까지
따바자보다 더 웅성거리며 아우성치는 이들아,
천지의 푸른 심연을 하염없이 보라.
너희의 눈이 맑아지리라.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으며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
큰 도는 억지가 없으니 억지 표정, 억지 근엄을 떨치라.
천지의 깊은 물이 너희를 보고 있다.
먼지만 밟으며 먼지를 일으키지 말라.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을, 둘은 셋을, 셋은 만물을 낳는다.
맑은 천지의 물을 하나로 삼으라.
나를 마음으로 보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사당에 형상으로 앉아 있다.
나를 보고, 천지를 보고, 결국엔 맑은 물에서 너를 보라.
맑은 물로 너를 씻어라.
티끌 속에 뒹구는 인간들아,
나, 천지의 서왕모가 톈산에서 말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