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 도깨비 씨름

제1부 은하수와 도깨비 마을

by 초이르바

언제 도깨비를 만날 지 몰라

어릴 때부터 듣던 말,

도깨비가 씨름하자고 하면

왼발을 걸어야 해.

밤새 도깨비와 씨름하다

아침에 쓰러진 도깨비 찾으면

마당 쓸던 싸리나무 쓰러진 빗자루 이야기.


걸어서 두 시간 시장길

마을 어른 막걸리 한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

아침에 돌아와

도깨비에 홀려 밤새 산을 헤맸단다

마을을 나갈 일이 있을 때

낮에 숨은 도깨비 찾느라

눈길은 산을 향하고

산 여기저기

가시나무에 하얀 옷이 찢어진 채 걸려 있다.

도깨비는 사람 골려 주는 골탕쟁이,

심술부리는 심술쟁이,

사람 못되어 시샘하는 부럼쟁이.

마을엔

도깨비에 졌다는 사람 없었다.

빗자루와 씨름하며

도깨비 오른 발 걸었다는 사람 없었다.

밤이면 공중에 커다란 원을 그리며

마을 빈 터를 돌던 도깨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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