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은하수와 도깨비 마을
언제 도깨비를 만날 지 몰라
어릴 때부터 듣던 말,
도깨비가 씨름하자고 하면
왼발을 걸어야 해.
밤새 도깨비와 씨름하다
아침에 쓰러진 도깨비 찾으면
마당 쓸던 싸리나무 쓰러진 빗자루 이야기.
걸어서 두 시간 시장길
마을 어른 막걸리 한잔 마시고
돌아오는 길,
아침에 돌아와
도깨비에 홀려 밤새 산을 헤맸단다
마을을 나갈 일이 있을 때
낮에 숨은 도깨비 찾느라
눈길은 산을 향하고
산 여기저기
가시나무에 하얀 옷이 찢어진 채 걸려 있다.
도깨비는 사람 골려 주는 골탕쟁이,
심술부리는 심술쟁이,
사람 못되어 시샘하는 부럼쟁이.
마을엔
도깨비에 졌다는 사람 없었다.
빗자루와 씨름하며
도깨비 오른 발 걸었다는 사람 없었다.
밤이면 공중에 커다란 원을 그리며
마을 빈 터를 돌던 도깨비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