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은하수와 도깨비 마을
산 위에서 뛰놀다가 마을을 바라보며
불이야 외치며 내닫던 따스한 봄날
마을 사람들은 양동이와 바가지에 물을 담아
너도나도 부산떨어서야
타들어가던 불길 잡던 날,
성냥 한 가닥 아궁이가 초가 태우던 불.
가을부터 겨우내 바싹 말라
봄이면 부엌 아궁이 불이
굴참나무 연통에까지 닿는다
연통 속 불이 하늘로 치솟을 때
초가지붕이 날름날름
불 먹으려 하고
마을 사람들은 일하다 말고
우리는 놀다 말고
박으로 만든 바가지에 물 담아 달렸다
한 해 한 마을에 한두 번
불이야
불이야
불이 봄을 잡아 먹으려 하던 날,
홀라당 태운 초가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