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약점을 어떻게 두는가

발전의 동력인가, 혹은 강점을 발전시키나. 어느것이 맞느냐

by BK

약점을 가지고 있으면 계속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책상보다는 자꾸 새로운 자극을 쫓던 나는 학창시절 공부를 잘 하지 못 했다. 그도 그럴것이 초-고 학교 때 공부를 잘 한다는 개념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오히려 억제하고- 있는 것을 받아들이고 외우는 것이기에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과 나서기를 좋아하는 창의력 소녀로서는 잘 할수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치 않아 독서도 좋아하지 않았으니. 대신 내가 무언가 만드는 것에는 재미를 보였다. 여름 방학 사촌동생의 종이로 신발 만들기 숙제를 대신 해주며 보람을 느끼고, 도자기를 만들어 받았던 칭찬과, 중학교 때 처음 사귄 남자친구에게 만들어준 하트 상자 이벤트 들이 생각난다. 대신 학교에서 받은 성적표는 좋지 않았다. 단, 내가 정말 집중하고 열심히 했을 땐 평균 94점까지 맞아본 것 같다. 이게 지속되는 법은 없었다.


우리 아빠는 날더러 유엔사무총장이, 엄마는 연구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해왔다. 둘 다 공부로 승부 보는 직업 아닌가? 아무튼 공부를 잘 해야 될 수 있는 직업이잖아?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부모님의 자식이니 부모님께서 원하는 것을 하는 것 외에는 생각해본적이 없다. 공부 관련 직업이 아니면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내가 못 하는 것이기에 그렇게 스스로 자격지심이 든 것일수도.


임신하고서 부쩍 아쉬웠던 시절에 대한 꿈을 자주 꾼다. 특히 반복적으로 많이 꾸는 것은 고등학교 시절, 칠판이 있는 교실 안에 내가 있는데 어? 이미 나는 이런쪽의 공부는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내겐 기회가 있었네? 라며 몰래 기뻐하며 꿈에서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할 마음을 다진다. 그리고 깬다. 무의식 속에서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큰 것 같다. 하지만 돌아가면 잘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단지 내가 당시에 봐왔던 전교1등하는 여학생이라는 타이틀을 얻고싶었던 것이었을수도.


이런 내가 석사를 마치고 박사를 하고 있다. 아직까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질이 아닌데, 나의 욕심으로 꾸역꾸역 하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이왕 할거면 미래가 어느정도 보장되는 해외 박사를 하는 것이 경제적일텐데 라는 생각도 들고, 정답이 뭘까?


기질대로 강점에 더 투자한다면 자신을 신뢰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약점을 보완하는 삶은 1등이 되지는 못 하지만 어쩌면 그 중에서 강점을 무기로 사용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지는 멋진 사람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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