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지낸 감정
아궁이라고 부른답니다
골백번 자신의 속을 태우고 그을려도
결국은 따스한 것 하나 만들어내는데 애쓰는 분을
아궁이라고 부른답니다
수천 번 불을 피우더라도
밤이 되어 연기가 보이지 않아
아무도 헤아려주지 않는 슬픔을 가지는 분을
그 수만 번 타올랐고 타오르며 타오를
아궁이의 통한 같은 불꽃을 우리는 아는가
지금 어디선가 피어나는 어머니의 한숨은 연기요
지금 제게 아궁이는 어머니가 아닐까 싶습니다
밤이 되면 아궁이의 연기를 한껏 껴안고
따뜻한 내 눈물로 아궁이의 어깨를 주무르며
불타오르는 통한을 식혀야지 싶습니다
그 따스한 것인 내가
오늘만큼은 내가
아궁이 대신 불태워야지 싶습니다
나의 옛이야기가 풍기는 탄내음에 멍하니 잠겨있다가
오늘 밤의 빛은 오로지 달의 몫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할아버지의 코골이를 듣는다
문 밖으로는 가로등 빛 하나가 보이는 밤
어렴풋한 눈을 스스슥 비벼 뜬다
나는 할아버지의 연탄을 가시는 모습을
호기심이 가른 틈 사이로 몰래 본다
문 안에서도 가로등 빛 하나가 비치는 밤
할아버지 나 때문에 놀라실까 사사삭 잠드는 척한다
불 꺼진 옆집 진돗개가 캉캉 짖고
잠들던 동네 사람들이 모두 깨도
꿋꿋이 에헥에헥 기침하시면서도
빠르게 후다닥 연탄가시고
다시 잠을 부르는 할아버지
내 귓가로 들려오는 코골이가
방바닥의 온기보다 뜨거웠습니다
문 너머 가로등보다 밝았습니다
나는 방바닥과 코골이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느꼈습니다
이 추운 겨울날에는
더 이상 연탄의 추억을 쌓을 수 없어서
한숨으로 할아버지의 옛 입김을 회상합니다
비록 몸은 따스하지만 마음은 시린 겨울입니다
별의 어두움을 볼 수 있는 조금은 낯선 겨울입니다
아름다워서 애써 손에 넣었다
막상 빼려니 쉽지만은 않았다
결국 비누거품까지 써서 널 떨쳐냈는데
이젠 내겐 아름다운 너는 없고 너로 인한 자국만 남았네
나 가끔은 엄마 품이 그리워
태어나자마자 처음 누군가의 속으로 들어갔었던 곳이
가장 포근하고 안락한 그곳이어서 너무나도 감사해
커가며 울고 웃으며 달려가던 곳의 끝은
전부 나의 엄마 품이었어
원하던 대학에 기적적으로 붙고
내 인생에서 가장 뜨겁던 눈물로 적신 옷도
내가 안겼던 엄마의 품이었어
아름드리 채운 애정으로 꽃 피우며
누군가에게 안겨도 봤는데
그 품은 결코 잊히지도 대체 가능하지도 않았어
멀리 떠나오니 더욱 생각나고 그리워져
보고 싶어 그 품이 선명히 기억나 그 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