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을 만드세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의 물결에 흔들립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수한 기억, 아이에게 미처 다 주지 못한 사랑, 불현듯 떠오르는 후회와 죄책감, 말하지 못한 미안함들이 가슴 깊은 곳을 건드릴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아이가 잠든 밤이면 조용히 떠오르는 그날의 장면들이 있습니다. 조금 더 다정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화를 내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작고 여린 얼굴이 당황했던 표정이 떠오르면 가슴 한편이 아려옵니다.
소중한 사람에게 실수했던 기억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혹은 너무 늦게 건넨 안부.
그때는 나도 몰랐습니다. 내가 그렇게까지 상처를 줄 줄은, 혹은 그 사람에게 그토록 중요한 순간이었는지.
그러나 지나간 감정에 오랫동안 잠식되다 보면 그 감정이 어느새 나 자신을 갉아먹기 시작합니다.
죄책감은 때로 사랑의 다른 얼굴이기도 하지만, 그 사랑이 자책으로 변할 때, 그것은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루틴'이라는 단단한 기둥을 삶 안에 세워두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정리하고, 잠시 책 한 페이지를 읽으며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물 한 컵을 마시며 호흡을 느끼고, 짧은 일기라도 써서 내면을 점검합니다. 출근길에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의 방향을 정리하고, 퇴근 후 실개천을 따라 걷는 그 시간에는 온전히 나 자신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합니다.
이러한 작은 루틴들이 저를 붙잡아주었습니다.
감정의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이 루틴들이 저를 다시 오늘로, 현재로 이끌어줍니다. 물론 부정적인 감정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어느 한 조각의 기억이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그 감정에 완전히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지키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요.
루틴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어렵고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됩니다.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방식으로 하루를 견고하게 설계하는 것이 루틴입니다. 감정이 불쑥 올라와 모든 것을 삼키려 할 때, 그 루틴은 다시 제게 묻습니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고 있니?”
“너는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야.”
그 문장 하나로도 다시 호흡을 고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그 실수는 더 오래 남고 더 깊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 감정에 나를 맡겨 두지 마세요. 과거에 너무 오래 머물면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낼 수 없습니다. 죄책감도 사랑의 증거지만, 그 사랑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더 잘하면 됩니다.
오늘을 진심으로 살아낸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스스로를 용서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러니 부탁이에요.
감정에 잠식되지 마세요. 그리고 스스로를 지키세요. 루틴을 만드세요. 어떤 감정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루틴을요. 그 루틴이 결국, 당신을 다시 빛나는 자리로 되돌려 놓을 것입니다.
감정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외면할수록 더 깊이 가라앉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터져 나온다.
억눌러도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은 결국
나를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다.
천진영의 <감정이 당신의 인생을 결정한다>, 16p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