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이야기
다람쥐는 곰을 좋아했다.
진짜 많이.
곰이 눈을 못 마주칠 때도 귀엽다고 생각했고,
말을 꺼내다 얼버무릴 때도
"쟤가 지금 많이 떨리는구나." 하며 마음을 이해해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곰은 다람쥐에게 같이 도토리 줍자, 그 한 마디를 못했다.
그럼 나는 언제까지 이 숲을 혼자 걸어야 해?
다람쥐는 점점 외로워졌고, 슬슬 체력도 고갈됐다.
그래서 다람쥐는 곰이 먼저 다가오지 못하더라도,
이젠 자기 자신을 돌보는 법을 배우기로 했다.
혼자서도 도토리 줍고, 산책하고,
다른 숲 친구들하고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다람쥐는 여전히 곰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기 마음을 다 내어주는 일에는 조심하려 했다.
사랑은 서로가 같이 도토리 바구니를 들어야 하는데
자기 혼자만 들고 가는 날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