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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기 싫어!

학원? 그건 남의 집 얘기!

by 반짝별 사탕

딸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학원을 다니고 싶지 않다고 선언했다.


다른 아이들이 입학과 동시에 영어, 수학 등 다양한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그러한 딸의 태도가 당차다고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공부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딸이 생각하는 공부량은 극히 적었고, 본인은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개미 똥만큼 하는 공부로 실력이 향상될 리는 없었다.


6학년이 되었을 때, 담임선생님께서 매주 수요일마다 방과 후 학습을 도와주셨다. 선생님의 이런 배려 덕분에 딸은 어느 정도 학습을 보충할 수 있었고, 나는 선생님께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다. 딸에게도 "너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선생님이 시간을 내어 주시는 거야."라고 이야기해 주었지만, 사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꼭 그렇게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딸을 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학원을 좀 보내볼까?", "내가 봐줄 수도 없는데..." 등 수많은 고민이 떠올랐지만, 결국 나는 참을 인(忍)을 새기며 결정을 유보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학원비가 아까워서일까? 아이와 실랑이를 하고 싶지 않아서일까? 학원의 부정적인 면을 다룬 유튜브 영상들을 많이 봐서일까?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학원이라는 곳이 아이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정해진 틀 안에서 선생님이 제시한 분량과 시간에 맞춰 학습이 진행되는 곳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는 딸을 그런 틀에 억지로 맞추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 정해놓은 기준에 맞추기보다,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랐다. 그것이 나의 최종적인 결론이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을 내린 후에도 매번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학원가에서 울려 퍼지는 아이들의 학습 점수, 그리고 아이 친구 엄마들의 "왜 학원을 보내지 않느냐"는 타박은 나의 마음을 늘 흔들기에 충분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를 너무 방치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부모로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믿으면서도, 때때로 밀려오는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도 내가 옳은 선택을 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아이를 억지로 학원에 보내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배우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앞으로 아이가 어떤 길을 걷게 될지는 모르지만, 나는 부모로서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고, 필요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흔들릴지라도, 아이가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믿고 지켜볼 뿐이다.


늘 결론은 내멋대로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조금씩 천천히 성장하는 아이를 보며 답답하고 조급한 마음은 늘 함께 할 것 같다.


아이를 믿는다는 것은 때로는 답답하고 불안하겠지만, 아이가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믿고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뢰가 아닐까.


이 글을 마무리하며 다짐한다 이런 엄마가 되어주어야지! 아직은 아니라는 이야기^^;;;


아이도 나도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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