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란 아무 제약도 없는 상태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싫은 것은 하지 않는 것.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고, 매일의 수업을 만들어가다 보니
자유는 결코 무질서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었다.
컴퓨터실에서 수업을 할 때도 그렇다.
수업이 시작되면 나는 아이들에게 먼저 10분간 타자 연습을 하자고 말한다.
이 시간만큼은 늘 정해져 있는 규칙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무엇을 할지는 아이들에게 맡긴다.
컴퓨터에 설치된 타자 연습 프로그램을 할 수도 있고,
온라인 타자 연습을 선택할 수도 있다.
나는 무조건 “이걸 해”라고 지시하지 않는다.
두세 가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아이들에게 준다.
아주 사소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내가 정해준 대로 움직일 때보다
아이들은 자신이 고른 타자 연습에 더 집중한다.
속도가 느려도, 실수가 있어도 끝까지 해내려는 모습을 보인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느낀다.
규칙 안에서의 선택은 아이들을 더 책임감 있게 만든다는 것을.
선택의 자유는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선택을 해본다는 경험은
성공과 실패를 함께 경험해보는 일과 닮아 있다.
내가 고른 결과가 잘 되기도 하고,
생각만큼 되지 않기도 하면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누군가 대신 정해준 길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길 위에서 얻는 경험은
아이들의 마음에 더 오래 남는다.
규칙은 아이들을 묶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선택이 흩어지지 않도록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그 안에서 아이들은 자기만의 속도로 시도하고,
실패해도 다시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키운다.
어른이 된 나 역시 마찬가지다.
일과 책임, 관계라는 규칙 안에서
나는 매일 선택을 한다.
어떤 태도로 하루를 시작할지,
어떤 일을 계속 붙잡을지,
어디에서 잠시 멈출지.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지만
그래서 더 신중해지고, 더 나다운 선택을 하게 된다.
내가 정한 자유의 정의는
아무 규칙도 없는 상태가 아니라,
규칙 안에서 스스로 선택해볼 수 있는 기회.
그리고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아이들의 성장과 삶의 방향을 만들어 간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