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없는 엄마

by 반짝별 사탕

아이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늘 오른쪽 아래에 자기만의 로고를 남겼다.


이번에는 그 로고를 바꾸었다며 뿌듯한 얼굴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나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캐릭터화했네”라고 대충 넘겼다.


아이는 “예쁘지? 귀엽지?” 하며 반응을 기대했지만,

나는 평가를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애매한 말로 얼버무렸다. 아이는 이미 내 표정을 읽었을 것이다.


잠시 후 “엄마, 이 로고에 어떤 뜻이 담겼는지 궁금하지 않아?”라는 말에 비폭력대화에서 배운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떠올랐다.


그제야 나는 아이의 마음보다 내 피곤함을 먼저 두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스스로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체력이 바닥나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예전에 ‘에너지는 체력과 맞닿아 있다’는 글을 흘려보냈던 기억도 떠올랐다. 다정함과 호기심도 결국 여유에서 나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림을 좋아하는지, 왜 로고를 바꾸고 싶었는지 묻지 않았던 엄마였다.


그래도 다행이다.


지금이라도 그 사실을 알아차렸으니까.

다음에는 조금만 더 천천히, 조금만 더 궁금해해 보기로 한다. “그래서 어떤 뜻이야?” 하고 한 번 더 묻는 엄마로. 아이의 그림 아래 작은 로고처럼, 나도 조금씩 달라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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