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28
3월이 다 지나가는데도, 9반 아이들은 여전히 내가 교실 문을 열면 와- 하고 박수를 친다.
나를 반기는 아이들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수업 인사를 하기 전, 아이들이 건네 준 쪽지를 받았다.
“선생님도 받으세요. 저희도 다 하나씩 받았거든요.”
손에 쥐어진 작은 쪽지에는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는 문장이 쓰여져 있었다.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환대에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학생들이 기꺼이 맞아 주는 순간, 나는 '무엇을 가르치는지'에 앞서 그들의 하루 속에 초대된 사람으로 존재한다.
나는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그들이 교실 안에서 '말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고, 질문할 수 있는 존재'로 받아들인다.
그렇게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이 단지 지식을 주고받는 공간이 아닌, 존재를 인정받는 장소,
즉 서로를 환대하는 공간으로 형성되기를 바랐다.
환대는 말 없이도 서로의 존재를 지지하는 내밀한 힘이 있다.
마음의 문을 열어주는 사람,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장소,
그리고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환대.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은 결국 관계 안에서 큰 의미를 갖는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이 열어주는 문 안에 초대 받은 사람이 되어,
오늘도 그들의 웃음 속에 머물다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