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308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되면, 처음 만나는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부르며 눈을 마주본다.
가장 중요한 한 학기의 평가 및 진도 계획을 설명하고 나면 약간 긴장한 채 남아 있는 10분 남짓의 소통 시간.
어김없이 선생님 나이를 묻는 질문이 나온다.
“선생님,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스물다섯이에요.”
조금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는 아이들.
“아, 그리고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저는 학생들에게 제 나이를 스물다섯이라고 소개했어요.”
그제서야 다들 웃는다. 그리고 시간이 있으면 더 설명해주곤 한다.
스물다섯은 처음 교단에 섰던 나이.
실례일 수 있는 질문을 가볍게 넘기는 농담이면서,
그때의 떨림과 설렘을 잊지 않으려는 나름의 작은 다짐이라고.
재차 마음먹기도 한다.
연차가 쌓일수록 자연스레 '선생님다움'이 더해지지만,
그만큼 '처음의 마음'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는 것을.
시수 배분 하며 수업하는 학년이 걸쳤다.
작년에 가르쳤던 1학년 아이들을 올해 2학년 수업에서 또 다시 맡게 되었다.
9반 첫 수업에서 태연하게 웃으며 말해주었다.
“너희는 선생님이랑 이미 1년 동안 수업 들었으니까, 이제 선생님 나이는 안 궁금하지?
올해도 똑같아요. 스물다섯 입니다.”
그랬더니 한 학생이 손을 들고 한술 더 뜨며 물어왔다.
“선생님, 근데 매년 25살이신 비결이 뭐예요?”
“비결..? 뭐 별거 있겠어요. 하나뿐이에요. 뻔뻔함이죠. ㅎㅎ”
이런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또 많이 웃었다.
올해도 기대되는 아이들과의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