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투스리스 Aug 05. 2016

어른과 아이 사이

20살, 그 애매한 위치

 어린이날 선물은 언제까지 받아야 하는지. 언제부터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주는 나인지.

 

 성인의 상징이라는 주민등록증은 생긴 지 조금 됐고, 운전면허는 수능을 마치자마자 잽싸게 땄다. 음식점에선 맥주를 시켜놓고 친구들과 알코올 맛을 이야기하며 수다를 떤다. 나이를 먹었다고 어른 티를 낸다.

 법적으론 어른이지만 아직 집에서는 아이다. 엄마 아빠에게 많이 의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직은... 이라며 그 울타리를 벗어나지 않기 위해 핑계를 댄다. 익스펙토 펙트로눔.


 성년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 이팔청춘에 춘향이는 몽룡이와 혼인을 했더랬다. 하지만 열여섯, 지금은 그저 고입을 준비하는 중학생일 뿐이다. 그리고 스무 살, 성년의 날엔 꽃을 선물받으며 '민증을 깔'수 있는 나이가 되었음을 축하한다. 처음으로 20대가 되어 드넓은 세상을 직접 마주하는 시점이지만 대학에선 귀여움 받는 새내기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들 한다. 수명이 길어지면 '어린'상태로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듯 보인다. 신체 나이로나 문화 나이로나. 점점 더디게 자란다. 그만큼 오래 배울 수 있고 그만큼 오래 준비된 상태로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좋다. 그러면 나는 언제부터 어른인가?


어른 (국립국어원)

    1.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4. 한 집안이나 마을 따위의 집단에서 나이가 많고 경륜이 많아 존경을 받는 사람.



 20살, 아이 같은 어른의 짙은 회색.

청년은, 뚤레뚤레 주변을 둘러보며 달리는 중이다.


샘은 솟아나고, 강은 흐르며, 바다는 깊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책상 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