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해의 마지막

by 계단실

여우비 내리던 날

다섯 해를 떠나보내고

어깨를 말고 굽은 등을 떨며

구겨진 사진을 쥐고 가슴을 패며

빈 방에서 꺽 꺽


난생 처음 그런 숨을 쉬며

울던 때의 소리는


덤덤하던 아버지가

당신의 어머니를 보내고 탈상하던 날

어두운 방에 숨어 홀로 내던 소리와

놀라울 정도로 꼭 닮아 있어서

사별이란 이런것인가


살아서는 다시 못본다면

어쩌면 사별이었을 것이다


202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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