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가 되면
이미 멸종한 생각을 하며
애써 잠을 쫓았지
60년산 콘크리트가
우리를 지켜줄수 있을까
비슷한 처지의 남자들과는
오전 세시의 출근과
오전 세시의 퇴근 사이에서
어떤게 그나마 나을지
형편을 가늠질했고
바다 건너에서 휴양온 군인들은
이것마저도 유쾌해보여
전날 밤 클럽에서 만난
스물한살 여대생에게 했다는
발칙한 말들을 흘려듣다가
민지는 금발의 농담이라면
캣콜링에서라도 금방
로맨스를 찾겠지
로망스화 하겠지
잘못은 사람일까 타이밍일까
두꺼운 콘크리트 아래
창문도 없는 방 안에서
못 다 쓴 늦여름의 젊음이
묵묵하게 묵어가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