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고등어 정식 1인분이라도 차려줄 테니 대신 다음번에는 꼭 짝지를 데려오라던 통영중앙시장 고등어집 사장님과의 계약은 그러니까 말하자면 상호합의하에 해지된거지. 나는 그 다음번에도 고등어정식 1인분을 여쭙는 염치없는 손님이었고, 사장님의 이번 주말 저녁은 얄밉게도 성업 중. 미안해 총각 지금은 손님이 많아서 한명은 안받아. 아니 사장님 지난번엔 분명히 된다고 하셨잖아요 따져볼까 싶다가도.
사실 습기찬 식당 유리문을 열면서 이미 알았지. 나타샤를 찾아온 백석도 충렬사 돌계단 아래에서 주저앉고 연화리 리아스식 해안에 전부를 쥐어주던 박준의 마음도 결국 한철. 갈매기는 하늘의 쥐, 섬은 바다의 산. 통영은 원래 그런 곳이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로, 지난 날의 고등어 정식은 지난 날의 고등어 정식으로. 길건너 밥집에서 아마 한 사나흘 앓아눕게 만들 굴에 애꿎은 술만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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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통영 2
박준-마음 한철
언니네 이발관-비둘기는 하늘의 쥐
박찬욱-헤어질 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