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와 소음

by 계단실

신호 소음 할것 없이 우리는

마음 가는 대로 골라 담았고

뒤늦은 생각을 우선은 덮어 두었고

몇 년을 따라 잡으려다가

몇 개월을 산 송장처럼 묻어 버리기도 하고


그 희뿌연 간극으로 인해

간밤에 비참한 추격과 비겁한 도망을 오가다

모르는 척 침묵을 지키는 것이야 말로

어른끼리의 공감이라는 것을

서럽게도 깨우쳐야만 하는 때


생각은 넘쳐도 감정은 전하지 않기로

관계는 닫아도 마음은 끊어내지 말기로

신호를 보내지는 못할지언정

소음은 흘리지 말기로


한없이 추해지고 한없이 천해지던

흐린 해상도의 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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