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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인숙 Dec 26. 2016

내 속엔 내가 너무 많아,

그 많은 '나' 중에, 희미해져 가는 '나'의 모습이 있다면.


한주가 지나면 2017년 새로운 해가 밝아와요. 문득 그런 생각을 해 보아요.

한해 한해, 시간이 지날 수록 내 속에 내가 더 많아 진다는 생각.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10대의 나는

평소에는 오인숙이

그리고 때로는 엄마 아빠의 쑥이, 친구의 숙이. 여기까지가 끝.


30대의 나는

평소에는 오인숙이 

엄마아빠의 쑥이, 친구의 숙이

회사에서는 오인숙 마케터, 그림을 그릴 때 오인숙 일러스트레이터, 

모임에서는 숙숙이,


아마도 나중에는 누구 누구 와이프, 누구 누구 엄마.


지금 내가 가진 나의 모습들을 하나 하나 생각해 보면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지만 필요에 의해 취해야 하는 '나' 도 있고,

그러다 보면 조금씩 희미해져 가는 '나'도 있는 것 같아요.


가령 회사원으로서의 '나'는 원하지 않더라도 생계를 위해 꼭 필요한 '나'이죠.

아쉬운 것은 그런 생계형 '나'에 익숙해지다 보니 장난을 잘 치고 잘 웃던 

'나'는 조금씩 희미해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필요한 것을 채우는 것만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꼭 필요하진 않더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을 계속해서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웃을 일이 많이 없어도 웃어 보려 해요.

작고 소소한 장난을 살짝, 쳐보려 해요.(물론 받아줄만한 사람에 한해서.ㅎㅎ)


당신의 올 한 해는 어땠나요?

생활은 하루 하루 팍팍하고, 생계형 '나'가 버티는 것 만으로도 삶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점점 희미해져 가는 '나'의 모습이 있다면 -

그 멀어져 가는 끈을 잡아 주세요.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것.

그 조그만 의지가 다가오는 새로운 한 해도 스스로를 헛헛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거예요.


매거진의 이전글 '축하해' 스스로 속삭여 보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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