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인숙 Jan 07. 2017

산뜻하게, 새로운 걸음을 내딛을 수 있길.

10년차, 지난 9년의 회사 생활을 돌아 보며.





2008년 1월 7일 디자이너로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일한지 10년차(9년 꽉 채우고, 10년째가 되는)입니다.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렸어요.

이 시점에서 문득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어요.

'이제껏 걸어온 길의 의미는 뭘까. 앞으론 어떤 한발을 내딛을 수 있을까?' 라고 말이죠.


저는 디자인을 전공했고 첫 시작도 디자이너라 주변 친구들도 디자이너로 많이 시작했죠.

9년정도 꾸준히 디자이너로 일한 친구 중에는 팀장도 있고, 일을 든든하게 믿고 맡길 실력도 

갖춘 친구들이 많아요.

하지만 저는 디자이너로 시작했지만 중간에 진로를 바꾸게 되었어요.

디자이너, 기업문화팀, 그리고 서비스 마케팅 -

자의 혹은 타의로 계속 길의 방향을 바꾸다 보니 총 9년을 일했지만 

아직도 일을 하는 것이 어렵고 낯설 때가 많아요. 때로는 남들보다 뒤쳐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지요.


하지만 업을 바꾼다 해도 기존의 업에서 체득했던 것들은 여전히 자산이 되어

저에게 총체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획서를 작성하면서 사람을 설득할 참고 이미지가 필요하면 슥슥 그려서 첨부하기도 하고.

꼭 본업이 아니더라도 그림을 의뢰받는 상황이 생기면, 상대방의 기획적 의도를 마케터로서 우선 파악한 후 그림을 그리기도 하죠.


진로를 정하거나 처음 취업을 할 때 시작이 중요하다고 누구나 이야기하죠.

그 말도 물론 맞긴 하지만, 그 일에 직접 뛰어 들기 전에 내가 그 일에 잘 맞을지를 판단하는건 무척 어려워요. 막상 해 보면 안맞을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또 하고 싶은 다른 일이 생길수도 있고요.


한번 선택한 일을 꼭 계속 하지 않아도 되고, 좀 길을 돌아가도 괜찮다 - 라는 것을 알게 되면 좀더 뭔가를 선택할 때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 걸어갈 길에서도, 승진해야겠다거나 더 높이 올라가야겠다거나 하는 욕심은 없어요.

다만 어떤 길을 걸어갈지 모르겠고 또 큰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설령 그렇더라도

이제껏 걸어온 것처럼 잘 이겨내었으면 좋겠고 그 모든 변화의 과정에서 얻은 것들을 또한 

나의 자산으로 잘 흡수했으면 하는 바램. 그 뿐이예요.

가벼운 마음으로, 산뜻하게 새로운 한 발을 내딛을 수 있길

10년차가 된 오늘. 문득 심호흡을 하고 마음에 작은 다짐을 담아 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커피, 시간의 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