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칭 '다육이'가 아닌, 각자의 이름을 가진 특별한 친구로 다가오다
저의 첫 화분은 집들이 기념으로 받은 다육이 화분이예요.
그 이후 행사 기념으로 또 작은 다육이를 선물 받았죠.
다육이는 키우기 쉽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쉽게 주고 받는 듯 해요.
처음에 선물 받았을 때는 통칭 "다육이"로 이름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한 말이지만 어차피 흔하기 때문에 죽으면 또 다른 것으로 대체 가능하다고
그런 못된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던 어느날. 다육이 화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
통칭 "회사원"으로서의 나와 통칭"다육이"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팀을 이동하거나, 일이 바뀌고, 그런 과정을 겪으며
아 나는 그냥 없어도 언제든 대체 가능한 인력이구나. 통칭 "회사원"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때 문득 이 아이들의 이름을 알고 싶어 찾아 봤어요.
비슷하게 생겼지만 전혀 다른 아이들.
그리고 같은 "다육이"라 해도 키우는 방식에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렇게 이름을 알게 되면서부터 좀더 특별한 친구들로 다가왔어요.
조금씩 자라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가끔씩 마음 속으로 이름을 불러 보기도 해요.
"안녕? 용발톱아! 오늘도 씩씩해 보이네"
꼭 특별한 식물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이름을 불러주고 관심을 보여 준다면,
세상에는 흔한 식물이라도 내게는 특별한 친구가 될거예요. : )
새로운 식물을 만나게 되면 그래서 우선은 알아보려 합니다.
"너의 이름은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