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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땡글이 Oct 03. 2016

땡글이의 북유럽 여행기 마지막날

헬싱키 ~ 모스크바 ~ 서울

북유럽을 다녀온 지 거의 2주가 지나가지만 아직까지도 그때의 아쉬움이 남아있는 것 같다.

여행기를 쓰기 시작한 계기는 엄청 단순했다. 

내가 갔다 온 여행을 언제고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그때의 일을 회상하다 보니 글을 쓰면서도 웃음이 나오고 또 아쉬워지고 아 저건 왜 못 보고 왔을까.. 하는 마음도 들게 된다.

벌써 15일이라는 시간 동안 쓴 글의 마지막을 쓰고 있는데, 얼른 다음 여행을 계획해야겠다ㅎㅎ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해볼까..

마지막 날의 아침은 짐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있는 음식을 다 털고 가기로 했는데, 마침 캐리어에 짱 박혀있던 라면들을 찾아내서 해장 겸 라면과 밥을 먹기로 했다.

역시 술 먹고 난 다음날은 라면이 진리 :)

작지만 나름 편안했던 숙소와 짐을 정리하고 길을 나섰다.

중앙역으로 가는 트램을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데 날씨가 너무 좋은 거임...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떠나는 날은 항상 이러나요.... 잘 가라는 건지 가지 말라고 붙잡는 건지 흐ㅠㅠㅠㅠ

아 가기 싫다ㅎ.ㅎ 불법체류는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잠시 동안 했지만.. 그래도 현실은 한국행ㅎ.ㅎ

트램을 기다리면서 보고 있는데 헐!! 실시간으로 트램이 어디 있는지 보이는 거임

친구들한테 신기하다고 막 자랑을 했더니 이제 알았냐고 ㅎㅎㅎㅎ 아놔 알면 가르쳐줬어야지ㅠ

무안해지는구먼 하면서 트래을 탔는데 오 중간에 연결 부분에 앉았더니 발이랑 캐리어가 자꾸 돌아가는 거임.. 잡느라 고생했다ㅠ

아아아아 이제 진짜 다 와가네.. 중앙역 마스코트인 거인상들이 보이고...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역을 돌아서 들어갔다.

얘들은 아쉽지도 않은지 그냥 목적지까지 쭉 달린다ㅎ 나만 아쉽나 봐.

오 ^.^ 신기한 거 또 발견. 이게 화장실에서 손 씻고 쓰는 휴지 대신 쓰는 건데 소재가 천처럼 돼있는 것이다.

처음에 막 열심히 당겨서 찢으려고 했더니 안 찢어지는 거임 ㅠㅠ 그래서 이거 어떻게 쓰는 거지 하는데

친구가 알려줌. 당겨서 닦고 놔보라고

오오오!! 닦고 그대로 놨더니 자동으로 말려 올라가는 거였다. 신기신기 ㅎㅎ 나처럼 찢으려고 고생하는 사람이 없길..

셀프 체크인은 미리 해둔 상태여서 수화물 부치려고 가는데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노트7 폭발 때문인지

항공사에 주의하라고 붙여둔 것도 보였다. 비행기 타는 내내 계속 주의 바랍니다라고 하기도 하고..

보안검색대까지 무사히 지난 뒤에 Tax refund을 받으려고 갔더니 여기는 현금으로 돌려받으려면 영수증 한 장당 3유로씩 수수료로 내야 한다고 했다.

친구는 여러 개를 사서 영수증이 많았는데 그게 거의 다 3유로를 넘지 않아서.... 처리를 하려면 오히려 마이너스였음..ㅋㅋㅋ 그래서 결국 카드로 돌려받기로 하고 신청했다ㅠ 영수증 한 장당이라니..

그리고 시작된 룰루랄라 즐거운 면세점 쇼핑ㅎㅎㅎ 나야 뭐 화장품을 살 일도 없고 딱히 관심이 있는 물건들이 없어서 면세점의 득을 보진 못하는 타입인 것 같다 ㅠㅠ 그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술은 꼭 사야 하기에

바로 주류 매장으로 가서 무슨 술을 살까 고민했는데... 아 뭘 사도 아쉬울 것 같은데 ㅠㅠㅠ

하.... 술까지 사고 나니 진짜 가는 게 실감이 났다... 벌써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 왔구나ㅎㅎ;

시간이 참 빠르면서도... 한국이 그리운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너무 오래 떠나 있어서 돌아가면 적응이나 제대로 하려나 ㅠㅠㅠ 이러다 방랑벽 생기는 건 아닌가..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도 역시 아에로플로트여서 러시아를 거쳐서 감.

그러고 보니 아에로플로트도 스카이팀 소속이어서 오~~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쌓인다.

회사 출장 때문에 스카이패스 번호를 발급받았었는데 조금씩 쌓이는 걸 보니 제주도는 갔다 올 수 있겠다 ㅎㅎ 

쇼핑이 좀 일찍 끝나서 잠시 대기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게이트 옆에 보니 아주 편해 보이는 의자가 보였다.

앉아서 밖을 바라보는데 아 또 날씨는 왜 이렇게 좋은 거야 ㅠ.ㅠ 너무하구먼 정말ㅋ

아 비행기를 타는구나ㅠㅠㅠ

아무리 슬펐었도 역시 비행기 타고 구름을 보는 건 역시ㅎㅎㅎㅎ 너무 좋다. 이 맛에 비행기 타지요.

구름 위에 떠있는 이 느낌~~ 얼른 패러글라이딩이랑 스카이다이빙을 해보고 싶다ㅠ

더 나이 들기 전에 해봐야 할 텐데... 언제 하러 가보지..

헬싱키에서 모스크바까지는 코펜하겐보다 더 가까웠기 때문에 금방 도착했다.

아 모스크바까지 가는 샌드위치는 그냥 햄치즈 샌드위치였는데.. 그저 그랬다. 그래도 배가 고파서 다 먹음ㅋ

한번 와 봤던 곳이라 익숙하게 환승을 하러 갔고, 5시간 공항 대기를 시작했다....

아 한국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짧은데... 공항 대기가 더 길어서 북유럽 올 때보다 더 오래 걸렸다.

다행히 공항 와이파이가 돼서 심심하진 않긴.. 개뿔ㅠ 너무나도 심심했다 환승하고 하는데 걸리는 시간 빼도 4시간은 족히 걸렸는데 지연까지 돼서 결국 5시간 넘게 걸림.

중간에 저녁시간도 되고 해서 햄버거값 내기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ㅎㅎ 내가 걸림... 아ㅏ어ㄹㅁ러먿리ㅏ

잠자리 가위바위보는 한 번도 져본 적이 없는데 ㅎ 돈 내는 건 참 잘 걸리는 것 같다ㅎ

못난 주인 만나 월급루팡 당하는 내 통장아 미안하다~!

아에로플로트 항공기에는 전면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이착륙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또 기가 막히게 잠에 잘 빠져들게 한다.

활주로를 달리는 장면을 보다 보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면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있다.

잠을 원래 잘 자서 그런 건 절대 아니다 ㅎ

이번 기내식은 음... 그럭저럭 먹을만했지만, 대부분 남겼다. 자야 할 시간에 먹어서 그런가 많이 넘어가진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한국에 도착했다. 아 한국 공기 참 익숙하다ㅎㅎㅎ

내려서 짐을 기다리는데 내 거만 너무 오래 걸려서 안 나오는 것이다..;;;

다른 친구 들 거는 다 나왔는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먼저 가라고 하는데 짐이 나왔고,

비행시간이 길어서 다들 지쳐있었기에 다음에 보여서 돌아온 기념주 한잔 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저번에 하지 못했던 자동출입국 심사를 등록하러 갔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기다리는 시간 포함해서 한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리고 집으로 향하는 공항버스를 타고 내 집으로 왔다ㅎㅎㅎㅎㅎ

아무리 여행이 좋아도 역시 집 떠나면 고생인 것 같다 ㅠㅠㅠㅠㅠ

집에 오니까 너무 행복한데 또 같이 사는 친구가 하... 대하를 준비해둠 오예~!~!~!

친구가 고생했다고 대하를 까주는데 너무 좋았다 ㅠㅠㅠ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친구들이 많은 한국이 좋은 것 같기도 하다ㅎㅎ 고맙다이^.^

이로써 나의 북유럽여행이 끝이 났다.

첫 시작은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우여곡절도 있었고 생각지 못했던 일들도 많이 있었다.

북유럽에 대한 한정된 정보로 뭔가를 결정하기에는 위험하기도 했지만 또 책 하나로 이렇게까지 다닌 것도 사실 같이 간 친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폭우 속에 버스를 얻어 탔던 일이나, 비행기 보딩 시간이 지나서 숨이 턱턱 막힐 때까지 뛰었던 일이나...

여행 내내 좋은 일만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것에도 사실 감사했다.

나름 괜찮은 직장 덕분에 그래도 이런 사치를 부릴 수 있어서 좋았다.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지금보다 나은 나를 꿈꾸기를 희망하지만 막상 현실에 안주하게 되는

나 자신을 보면서 답답했던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여행을 통해 길을 찾았고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좀 더 나은 삶, 나은 나를 위해서 힘내야지.


땡글이의 북유럽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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