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말을 위한 노력
가장 어렸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어떤 장면이 떠오르나요? 저는 할아버지께서 자전거 태워주시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모두 각각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면 떠올린 그 장면에서 여러분은 말을 할 수 있는 아이인가요? 아마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떠올릴 것입니다. 이처럼 말한다는 것은 우리의 기억의 시작과 함께하는 것이라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여기고 우리가 어떻게 말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혹성탈출’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1968년을 시작으로 혹성탈출이라는 영화는 참으로도 많습니다. 하지만 큰 소재는 비슷하죠. 침팬지나 오랑우탄과 같은 유인원들이 말을 하고 무기를 다루는 등 발달된 모습을 보여주고 인간은 유인원의 노예나 미개한 생물로 그려진다거나, 인간만큼 뛰어난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인원과 인간의 갈등을 다루는 내용들로 영화는 채워져 있습니다. 혹성탈출에 등장하는 유인원들은 말을 합니다. 인간과 흡사한 유인원들 정말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고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우선 주변 사람들이 아이에게 많은 말을 해주어야 합니다. 촘스키라는 언어학자는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언어를 배울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스키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며 언어를 습득한다고 주장합니다. 어느 학자의 의견을 따르든 아이 주변에서의 언어적 자극은 필수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말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런 말도 듣지 못한 아이가 말을 할 수 있을 리는 없을 테니까요.
그리고 우리의 몸도 발달되어야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뇌, 특히 전두엽이라는 부분이 발달해야 하고, 우리의 몸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젓가락질하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죠. 이것은 우리 몸이 발달해 가는 과정 때문에 그렇습니다. 인간의 발달은 가운데에서 끝 쪽으로 발달해 갑니다. 신생아들은 고개도 움직이지 못하죠. 하지만 조금 지나면 팔과 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되며 점점 시간이 흘러 손가락까지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입과 혀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야 말도 할 수 있겠죠.
이뿐만 아니라 인두강이 발달해야 합니다. 말을 하는 것은 혀와 입을 움직인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두강은 음식물을 삼킬 때 음식물이 지나는 길이자 코로부터 입을 거쳐 공기가 드나드는 길을 말하는데, 인두강은 일종의 울림통 역할을 하여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게 한답니다. 강(腔)은 속이 비어있음을 뜻한답니다. 사람에게는 비강(코 안쪽에 비어있는 공간), 구강(입 안쪽에 비어있는 공간), 인두강(코 뒤부터 후두까지 목 안쪽에 비어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침팬지에게는 비강과 구강만이 있을 뿐이죠.
침팬지는 가짜 인간이라는 뜻의 콩고 방언이고, 오랑우탄은 숲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말레이어입니다. 즉 인간과 아주 흡사하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들이 인간과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이들의 뇌가 발달하고 기나긴 직립보행의 결과 후두가 내려와 인두강이 발달한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혹성탈출의 내용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