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낳은 아이)
�사실 이번 주는 모임이 없었습니다.
'Fun Home'이라는 작품을 읽기로 했는데 참여자가 많지 않았어요.
그래도 연제를 해야 하기에 이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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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이를 키우고 있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드는 생각입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해요. 우린 그렇게 성숙하지 못한 채로 어른이 되고 결혼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어요. 어릴 때는 어리니까 아무것도 몰랐다고 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잘 모른다고 생각하니 죽을 때까지 미생 인체로 남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렇게 혼자 당황하고 있을 때 아이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면 어색하게 웃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또 한 번 작아집니다.
이 책은 장의사 집에서 자란 저자의 유년시절 이야기힙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배경으로 저자의 눈에 비친 이해할 수 없는 가족과 주위 풍경들 묘사합니다. 가족의 강박적 증상들, 마치 유령 같은 부모들의 모습 또 그것을 닮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자살인지 사고인지 모를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큰 틀 안에서 벌어집니다.
양성애자인 아버지는 강박적으로 자신의 집을 거대한 미술관으로 꾸밉니다. 남편의 성적 편력을 알고 있으면서도 저자의 어머니는 가족을 떠나지 못하죠. 그리고 저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이 가족 속에서 아버지와 비슷한 강박을 또 비슷한 성적 정체성을 갖게 됩니다. 성인이 된 작가가 유년시절을 추억하는 태도는 섬뜩할 정도로 솔직하지만 그래서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공감은 조금 서늘한 느낌을 줍니다. 어릴 적 가정환경이 아이에게 그리고 성인이 되어 얼마나 큰 영형을 주는지, 인간은 악의 없이도 아니 선의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가족에게 큰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 나의 삶은 오롯이 내가 결정할 수 있는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냉정한 눈으로 가족을 바라보던 작가는 책의 마지막 부분 처음으로 흐릿한 웃음을 짓는 아버지를 그려 넣습니다. 아니 웃음이라 하기보다는 어떤 인간미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도 아버지의 인생은 처음이었기에 아버지의 역할을 잘 해내기는 힘들었겠죠. 자신의 품으로 뛰어내리는 딸을 어리숙하고 걱정스레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