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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별은 떠있다

행복은 헤프다

by 이다

최근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몇 가지 동기가 있다. 하나는 하루하루가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게 싫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변하는 것은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변해있는 얼굴뿐이었다.. 또 하나는 아이에게 뭔가에 몰두하는 부모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몇 가지 종류의 그림을 시도를 했는데 오일 파스텔로 그리는 그림이 좋았다,

그리기 쉽고 꾸덕꾸덕한 질감이 좋다.

유튜브 채널을 보고 좋은 그림을 따라 그렸다.

그런데 그림을 따라 그리다 보니 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밝은 빛을 표현하기 위해 바탕으로 최대한 어두운색을 칠한다는 것이다.

검은색을 칠하고 나니 나머지 부분이 빛이 되었다.


그때 느꼈다.

아! 밝음이란 것이 절대적인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구나.

주변이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뿐이구나.

그러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은 밤에만 뜨는 게 아닌 것이 아니었다.

별은 항상 반짝인다.


한 시절을 보내며 마주친 고통에 신음하다 책 한 권을 통해, 어떤 만남을 통해 정신이 조금 성장할 때가 있다.

그러고 나면 이전과는 조금 달라진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전과 같은 일상 속에서 마주친 작은 순간들이 문득 그걸 이제야 알았냐고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말을 섞지 않고 지내던 회사 동료의 얼굴에서 광고 사진 속 유명인의 눈빛에서 그런 것을 느낀다.

내가 발견한 그러 세상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겪은 상처는 세상을 드러낸다.

많은 상처는 많은 세상을 드러낸다.

혹시 너무 많은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 살짝만 그 옆을 바라보자.

그만큼 많은 빛으로 나는 빛나고 있다.


(상기 그림은 유튜브 채널 '우네모'의 그림을 따라 그린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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