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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우릴 해방시키고 있다.

우리가 왜 이러고 있냐면요!

by 이다

파발이요.

부산에 서신을 가지고 출발한 전령이 서울까지 오는데 얼마난 거렸을까?

정보의 전달의 속도는 과학의 발전과 괘를 같이하며 변해갑니다.

신문을 통해서, TV를 통해서. 이제는 손바닥 안 스마트 폰을 통해서죠.

스마트 폰으로 대변되는 시대는 기존의 시대와는 다릅니다.

상대성 이론, 양자 같은 것들이 불러온 변화는 인간의 이성으로 해석이 불가한 정도의 빠르기라는 거죠.


이런 속도는 부활입니다.

수많은 가수들의 신곡들은 빛의 속도로 전파되지만 빛을 내며 산화해 버리죠.

그렇게 많은 노래가 생산되는 것도 모자라 과거의 노래들이 끊임없이 리메이크되고 불려집니다.

급기야 10살 아이들이 트로트를 부르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제들도 저 감성을 느끼는구나. 생각이 들 때마다 유행이란 건 없구나 그냥 하나의 환상에 불과했던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부활은 관습을 파괴합니다.

물리적 한계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것들에게 의문을 던집니다. 왜 꼭 그래야 해?라는 질문에 어른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꼰대'라는 단어는 어느새 진부한 단어가 되어버렸죠.


다른 제도들은 안전할까요?

속도는 모든 불합리한 것들에 의문을 던집니다.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면 왜 안돼? 나도 연예인만큼 이쁜 모습으로 영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요. 공중파는 아저씨들이 보는 방송이 되어버렸죠.


그런데 이런 파괴는 어른들의 세계에서도 일어난 것 같습니다.

요즘 정치를 하는 사람들의 눈을 보면 속이 텅 빈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들도 자신이 무엇을 쫓고 살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거죠.

그들이 말하는 언어는 거의 화이트 노이즈에 가까울 정도로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걸 다 압니다.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거리로 나온 것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에게 충실하고자 해서 나온 것이죠.

내가 따르는 이념과 사상을 고수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내가 나가라고 했기 때문에 나가는 것이죠.

다행히 그 방향이 사회의 발전과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아! 그 방향이 다른 쪽으로 맞아떨어진 경우도 있군요.


아무튼 속도는 우리를 꼭 그래야 하는 것들을 해방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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