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기_9화] 망해도 괜찮은 이유

40이 넘어서 직장을 나왔습니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던 것 같았어요.

미래는 보이지 않았고 내 주위의 것들이 모두 나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결과를 만들어 낸 단초가 되었던 것은 나였어요.

나약함이, 인간적인 한계가 문제의 출발이었고요.

그 뒤로는 엉켜있는 매듭을 풀지 못해서 전전긍긍하고 살았습니다.

그렇게 긴 시간을 흘려보냈어요.

다 무너졌습니다.

가장 힘든 것은 자책이었고 그것이 삶을 짓눌렀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과정을 겪는다는 것이었죠.

언제 그 시기가 찾아올지는 개인마다 다르지만요.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이다.

더 늦게 실패했더라면 더 크게 좌절했을 것이고 더 헤어 나오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아직 건강한 몸이 있으니 다시 시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