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돌아볼 뿐
나는 한인마트에서 울진 않지만 갈때마다 인생을 돌아보는(오 굉장히 거창한걸?)시간을 매번 가진다.
손바닥만한 무말랭이 반찬 팩하나가 7.99불...8천원..오 초코파이 오리온!(롯데 안됌)이 3불이나 세일해서 3.99불!!
오랜만에 온김에 차선영 당면순대는 무조건 한손에 움켜쥐고 빠르게 세일품목이라는 네임택이 붙은 빨간 사인과 집 냉장고의 빈자리를 생각하며 머리속으로 테트리스를 시작한다.
순대를 샀으니 간만에 순대볶음이나 만들어볼까 하던 생각은 응-아니야- 깻잎 10장에 6불이라는 가격을 보고 저멀리 달아나 버렸고 청양고추...는 없지만 비슷한 서라노 페퍼는 7개 작은 피스에 4불이다. 음, 매운건 건강에 안좋으니 패스.
다시 빈 냉장고 양념칸을 생각하며 과연 참기름이 언제 바닥을 보일것인지, 미림과 물엿은 꼭 필요한 것인지를 몇번이고 생각하다 '별로 안쓸거같은데'라는 결론으로 내려놓는다.
앗 짜장분말!! 그래 이거 사려고 그제부터 마음먹고 있었지. 라는 마음이 27불이라는 가격을 보고 짜게 직는다. 이미 손에 들린 밀떡과 순대와 초코파이를 합치면 37불이 넘는데..이제는 포기를 해야할 순간이다.
그래, 짜장분말 저거 서울에서도 해먹었다가 맛없어서 일년 지나 버렸잖아.
서울에서는 도보 집 앞 5분거리에 런닝맨이 다녀간 짜장면 맛집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래 그냥 그렇다 쳐'라는 마인드로 빠르게 움직인다.
저 앞에 보이는 냉동코너. 위험하다. 제일 가격도 높고 맛난것도 많고 내 지갑은 얇은 상황.
아아 냉동 막국수, 짬뽕, 탕수육, 해장국, 육개장, 감자탕, 호빵, 호떡, 핫도그여!
계산대로 간다.
언제나 일본인 아니면 한국인인 점원이 나를 보며 영어로 할지 한국어로 할지 고민하는 사이, 봉투는 필요없어요, 감사합니다 라고 미리 선수를 치고 1불에 3개 묶음으로 놓여있는 낱개 맥심골드커피를 바라본다.
왜 매달 동생에게 보내는 런던 생활비 2000불은 하나도 안아까운데 무말랭이 7불에 이토록 심오한 인생고민을 해야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