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광주에서의 봄
물론 그 해가 내 생에 첫 봄은 아니다.
하지만 그 해에 내가 생애 '첫' 홀로 맞아본 봄이었다.
"나 휴학할래!!!!"
재수까지해서 어렵게 간 대학, 장학금을 받고 다닐정도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고, 동기들도, 전공도 모두 너무 재밌고 좋았지만, 나도 이제 쉴 시간이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은 2018년의 봄.
휴학을 하고 내 인생 첫 온전한 봄을 느끼기 위해 광양 매화축제로의 고속버스 티켓을 냅다 끊었다.
고속버스에 타는 순간, 처음으로 혼자서 나만의 여행을 시작했다는 설레임과 긴장감은 잠시, 내가 하고 싶은걸 내 마음대로, 내 속도대로 할 수 있다는 자유가 낯설게 밀려왔다. (사실 혼자 서울은 떠나본게 처음이었다)
그렇게 시끌벅적한 등산복을 입은 아줌마들 사이에서 귤도 얻어먹고 계란도 얻어먹으며 우르르 도착한 광양 매화축제는, 생각보다 어수선하고, 붐비고, 엄마 잃은 아이처럼 여기저기를 헤매인 기억이 절반이다. 그 와중에 사진은 또 꼭 찍겠다고 삼각대를 들고, 긴 꽃무늬 치마와 베이지 니트에 연분홍 트렌치코트를 입고 종종거린 내 모습을 지금와 생각해보면, 참 어리고 귀여웠다 하겠다.
광주로 넘어가서는 핫하다는(?) 동성로도 가보고, 광주아트센터도 돌아다니고, 예쁜 카페에 가서 혼자 바닐라라떼도 마시며 짧다면 짧은 나홀로 봄여행을 마무리했다.
내가 기억하는 온전한 내 생애 첫 봄은 그렇게 종종거림으로 기억된다.
기억은 특별한 이유없이, 정말 별다른 근거없이 깊이 뿌리내려 몇년이 지나도 머릿속을 유영한다.
올해로 두번째 맞는 캐나다에서의 봄은 또 어떻게 기억될지, 기대가 되는 이른 3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