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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이라오 Nov 03. 2024

분리수고

쏙' 집어  라오

얄미롭다.


"으... 으..."

'진짜 이렇게 해도 된다고?'라오스댁이 되어가는 요즘 쓰레기를 버릴 때마다 고해성사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심란스럽다.


라오스는 음식물 쓰레기도, 플라스틱도, 비닐도 한꺼번에 배출한다.(그나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플라스틱은 따로 배출하려는 것 같다.) 물론 라오스만의 이야기는 아니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막상 아는 것과 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존재하더라는 얘기다.


한국에서는 때마다 '한 군데 다 몰아 버리면 편하겠다'라고,

'누가 이 일 좀 대신 안 해주나' 나라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직원을 고용하면 안 되나' 투덜투덜거리게 하던 그 일.

맞다.  분리수거다.


문득 나에게 저 하늘에서 응답이라도 하신 듯 이곳 라오스에서는 그래도 된단다. 그런데 난 아직도 '너를 '어떻게' 보내줘야 하나'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마냥 쓰레기들과 한참을 마주 보고 서 있는다.


사람 마음 참 얄미롭다.


'이렇게는 못 보내'

연인 손목 붙잡듯 음식물은 국물들 쥐어짜고 캔도 플라스틱도, 종이도 그간 추억 모으듯  따로따로 담아내준다. 따로, 따로.


"...." 한숨부터 튀어나오는 뫼비우스의 띠 현장이다.

외출하며 돌아오는 길, 내 수고가 한 자리에 모였다.

아니 하나로 모아졌다.

그렇게 난 오늘도 '분리수고'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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