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게 아침 문안 인사를 드렸을 뿐인데
어머님 새벽에 잔기침을 조금씩 하시는 것
같던데 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감기 기운도 조금 있으신 것 같기도 하시고요
추석날 새벽 아침에 시어머님께 건넨 이 한 마디에 순식간에 거짓말 취급당하는
내 신세라니 정말 황당하고 억울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무슨 기침을 했다고 그러니
난 그런 적 없다
새벽에 잠깐 잠이 깼었는데요
어머님이 잔기침을 하셔서 많이 피곤하셨나 보다 감기 기운이 있으신가
하면서 저도 다시 잠이 들었어요
얘 내가 아니라면 아닌 거지
왜 자꾸 거짓말을 해
그만해 애가 왜 이렇게 거짓말을 하는 거야
나는 억울했다 여기서 아무 말도 못 하면
계속 바보 취급당할게 뻔했다
시어머님은 평소에도 며느리인 나와 대화하실 때
본인이 아닌 거면 아닌 거고 본인이
하신 말씀이 옳다고 고집 아닌 고집을
부리실 때가 많으시다
딸이 하는 말이면 맞아 맞아
며느리가 하는 말에는 아니야 아니야
그래서 늘 시어머님과 대화할 때
특히 소심한 성격인 나는 말 못 할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기도 한다
그리고 시어머님 말투가 툭툭 쏘아붙이시고
인상도 많이 쌘 편이시다
시어머님이 30대 후반
시 아버님이 40대 초반쯤
되시던 그해 어느 날 시아버님께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혼자서 5살 어린 딸아이
15살 된 중학생 아들을 29년 동안
홀로 자식들 키워내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런 거 생각하면 정말 마음 아프고
짠하고 그렇다
30대 후반의 젊은 새댁이셨던 시어머님은
어느새 67세의 아직은 젊으신? 연세의
할마니가 되셨다
(나의 친정어머니보다 한 살
동생이시다)
시아버님도 젊은 청년시절에 하늘나라에
가셔서 가끔씩 시아버님 생각을 할 때면
눈물이 나고 마음이 슬퍼진다
그런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말은
하고 넘어가야 된다며
나도 억눌러져 있던
억울한 감정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