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할 때만큼은 아무 생각하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내 등과 가슴을 펴고, 날개뼈를 모아내며, 상체를 세우고 숙이는 그 일련의 동작들이 보기보다 꽤 힘든 동작들이라,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분명히 그랬었고, 그런 줄 알았는데.
독립, 지출관리부터 시작하는 자산관리, 친구나 연인을 비롯한 인간관계 같이 커다란 바위들이 한꺼번에 밀려와 요가를 하는 동안에도 나를 짓눌렀다. 순간 선생님이 동작을 설명하는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과 나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겨 나만 다른 공간에 있는 듯했다.
생각이나 걱정, 불안을 잊게 하는 것은 요가가 유일했는데. 그마저도 내 생각을 잠재울 수 없다면, 나는 탈출구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꼭 탈출구나 돌파구를 찾아야만 할까. 그냥 밀려오는 생각들에 순응하고, 그저 그 생각들에 몸을 맡긴 채 흘러가다 보면, 생각이 다다르는 그 어딘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의 흐름에 끝이 없다면 그대로 계속 흘러가게 되겠지만, 밀려오는 생각을 내 온몸으로 버티며 막아내는 것보다는 편하지 않을까. 물론 그 생각의 흐름은 대부분 부정적인 방향이겠지만.
이내 그 생각들을 떨쳐내고 동작과 호흡에 집중하며 다시 생각을 잊기는 했지만, 요가를 하면서도 다른 생각이 떠올랐던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
밀려오는 생각의 파도를 막아낼 방파제, 걱정의 홍수를 대비한 댐이나 나무 심기, 불안의 불씨를 잠재워줄 소화기가 될 취미나 활동을 여러 가지 찾아야겠다. 그게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이거나, 혼자만의 시간이거나, 낯선 사람들 속에서 홀로 있는 순간이든.
그렇다면 일단은... 생각에도 일기예보가 필요하다. 머릿속 기상청에서 예측과 관측을 해볼까. 그리고, 혹시나 머릿속에서 안정이라는 감정에 지진이 나거나 열대성 고기압의 성질을 가진 생각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된다면, 재난대책본부 역할을 할 컨트롤타워도 세워보고. 나를 보호하기 위해 생각하는 순간. 내가 나를 구하는 순간.
내일은 먼 미래에서부터
불안의 파도가 밀려오니
해안가에 있는 다른 생각들은
방파제 점검 등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