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테이블>
일단은 부정적인 느낌들이 주를 이룰 것 같습니다.
우리 국어사전에 등재된 '기만'이라는 단어의 뜻인
'남을 속여 넘김'이라는 말에서도 충분히 드러나죠.
그런데 살다 보면,
우리의 일상은
생각보다 '기만'과 밀접한
관계 속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시선을 느낄 때,
으레 그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눈에 비친 내 모습에
매우 예민하기 때문이죠.
그것이 꼭 눈이 보이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
허세, 허영과 관련된 것만은 아닙니다.
사회적인 본능을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타인 속의 '나'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고,
그래야 우리는 함께 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렇기에 이 사회에서 우리는
내 안에 내재된 본성과 관계없이
사회 속에서의 '나'의 모습을 자주 속이고 살게 됩니다.
타인을 속이기도 하고, 내 자신을 속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그런 세태가 좋다, 나쁘다의 가치 판단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기만'은 그렇게 일상 속의 생각보다 많은 순간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만'은 어쩌면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숙명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인들에게 지극히 일상적인 장소 중 하나인
'카페' 안에서 펼쳐지는
영화 '더 테이블'의 네 가지 이야기도
'삶의 필요조건'으로서의 기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과연 영화 속 인물들은
어떤 방식으로 '기만'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까요?
'주간 영화예찬'이 소개해 드릴 열 한번째 영화,
김종관 감독의 '더 테이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