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집>
'집'과 '학교'
우리의 어린 시절을 몇 개의 단어로 표현해보라고 한다면
물론 각자의 경험에 따라 생각나는 많은 단어들이 있겠지만
저 두 개가 가장 보편적으로 공감을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집'과 '학교'는
한 사람의 유년 시절, 10대 시절의
가치관 형성에
가장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아주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영화 '우리집'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은
어른의 시선이 아닌,
어른의 허리춤깨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줍니다.
이전에 영화 '우리들'에서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여자 아이들 사이의 미묘한 교우 관계를
조명한 윤가은 감독은
이번에 소개해 드릴 영화 '우리집'에서는
'집'이라는 장소와
그곳을 채우는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향해
'아이'의 시선을 탑재하고 뷰파인더를 갖다댑니다.
우리집.
단어를 곱씹기만 해도
따뜻한 호빵처럼
이렇게 포근하고 달큰한 기분이 드는 단어가
세상에 또 있을까요.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들에게
'우리집'은
그렇게 달콤하고 편안한 공간만은 아닙니다.
물론,
냉랭하고, 팍팍하며, 잔인하기까지 한 바깥 세상에서
하루를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는' 어른들의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보는 단 몇 시간만이라도
그런 어른들이
하루하루를 버티는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생각에 귀기울여보는 건 어떨까요?
'주간 영화예찬'이 소개해 드릴 이번 주의 이야기,
윤가은 감독의 <우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