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미래 Jul 26. 2023

드디어 50번째 글입니다.

계속 쓰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브런치 작가 합격 이후 8개월 동안 작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꾸준히 글을 발행해 왔다.

그동안 써왔던 글이 몇 개가 운 좋게 브런치와 다음에서 어쩌다 메인에도 올라가고 에디터 픽도 당했다. 남들은 모르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그 짜릿한 느낌을 아는 사람은 격하게 공감할 것이다. 괜히 혼자 구름 위를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 싫지 않았다. 자꾸만 메인 화면과 조회수를 또 확인하고 확인했었다. (역시 초보 작가티를 팍팍 냈었다)


기왕 시작한 거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구름 위에는 도대체가 뭐가 있는지 궁금했다.

브런치 동기님들의 추천으로 그동안 써 온 글을 가지고 헤드라잇 창작자에 지원해서 합격했다.

(헤드라잇은 지금 모든 사람이 글을 쓸 수 있는 체계로 바뀌었다)

작가에서 창작자로 불리는 그곳에서 며칠 전 드디어 돈이 쌓여있는 걸 확인했다. (아직 많은 활동을 하지 못해서) 쌀국수 한 그릇  정도의 적은 금액이지만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더 욕심이 생겼다. 그 사이 역시 정보요정이신 다른 작가님의 추천으로 그로로라는 사이트도 가입했었다.

가입과 동시에 메이커 활동이 가능한 사이트다. 역시나 그동안 써 놓은 글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마침 매달 주어지는 테마에 맞는 글을 찾아서 (식물 이야기가 주된 사이트지만 식물 이야기 하나 없이) 글을 올렸다. 생각지도 못하게 공감과 그로로 픽까지 당했다. 계좌번호를 등록하라고 알람이 왔었다. 처음에는 진짜로 돈을 주는지 의심스러웠는데 얼마 전 통장에 돈이 입금되었다. 진짜로 글을 써서 돈 버는 날이 온 것이다.

살다 보니 (쓰다 보니) 진짜로 별일이 다 일어나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글을 쓴다는 게 그 누구에게는 노동이면 노동이겠지만 적어도 나에겐 누가 시켜서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돈도 안 되는 일이지만) 그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내 마음이 내 몸을 노트북 앞으로 이끌었고 손가락이 키보드를 두드리게 만들었다. 또한 그 마음이 자꾸 생각하고 쓰는 사람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 속으로 이끌었다. 불과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러한 일들은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다.

물론 그동안 쓰지 않고 살아왔던 시기가 지나온 인생의 대부분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후회는 하지 않기로 했다. 쓰지 않았던 그 시절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테니까. 오히려 지나온 그 시절이 지금의 글감이 되어주어서 고맙게 생각하기로 했다.


7월 들어서 평일 1일 1 브런치의 도전을 시작했는데 벌써 넷째 주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더위와 습도와 싸워가면서 고3을 방불케 했다. 무모한 도전이긴 했지만 함께하는 동기들이 있었고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3주 차에 접어드니 루틴으로 습관이 장착되었는지 자동으로 노트북 앞에 앉는 시간이 길어졌고 엉덩이가 더 무거워졌다.

이렇게 쉽게 끝나면 재미없겠지? 역시나 모든 도전은 위기가 있는 법이고 그 위기라는 친구가 나에게도 친히 찾아왔다.


드디어 지난 주말에 몇 달 동안 딸아이의 친구 관계에서 얽히고설킨 일들이 터지고야 말았다. 아이도 힘들어했고 나 역시 고통스러웠다. 다소 무거운 이야기로 글을 쓰려니 마음이 불편해서 미칠 것 같았다. 발행 버튼을 누르기까지 수천번 고민이 되었다. 쓰고 나서 퇴고를 위해 내가 쓴 글을 다시 보는 건 더 괴로웠다.

격해진 감정이 절정을 치솟아 어제는 도저히 글을 쓸 수가 없었다. 멘탈 관리가 안되니 도전 이후 처음으로 발행을 누르지 못했던 어제였다. 그래서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런 감정으로는 도저히 쓰지 못하겠다고..

이대로 계속 쓰지 못할까 봐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지난 8개월의 시간의 힘이 나를 이끌어 주었다.  

게다가 단톡방에 솔직하게 내 심정을 고백했더니 위로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1일 1 브런치 도전하시는 동기님들의 힘으로 오늘 나는 다시 노트북 앞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이지만 이 글이 드디어 50번째 글이다.


벌써 100개 이상의 글을 발행하신 작가님들도 많이 계신다. 이끌어주시고 모범을 보여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그 안에서 나 역시 시작이 반이었고 이번에야말로 진짜로 반을 채우게 되었다. 아직 이번달이 며칠 더 남았지만 23년 7월은 참으로 의미 있는 달이다. 그동안 써온 글 덕분에 돈도 입금되었고 1일 1 브런치 도전으로 글 50개도 채우게 되었고 언제든 다시 쓰는 용기도 얻었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이 또 있으랴? 아직 슬픈 감정으로는 글 쓰는데 100% 집중할 수 없는 왕보초 브런치 작가지만 언젠가는 슬프고 무거운 감정까지 글로 승화시켜 버리는 그날이 오길 바라며 일단 글 100개를 목표로 다시 달려보자!




사진출처 : 언스플래쉬



매거진의 이전글 오랜만에 나에게 십만 원 넘는 돈을 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