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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미래 Dec 18. 2023

육아 전반전 1년 연장해도 될까요?

1년 더 느긋하게 보내고 싶은 욕심

이번 주 금요일은 딸아이의 3학년 2학기 종업식날이다. 2교시 후 하교라 급식이 없다.

주간 학습 안내장에 신나는 겨울방학 시작!

2024년 3월 4일 월요일이 개학날이라고 크게 쓰여있다.

내년 3월 4일?

지금은 까마득하게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진다.

막상 두어 달이 지나고 나면 이 또한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갈 것이다.


아직 내년 달력을 꺼내놓지도 않았다.

내년에 쓸 다이어리는 구매만 해놓고 구체적으로 내년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다.

특별한 계획도 없는 상태에서 벌써 아이의 겨울 방학이 코앞이다.

(엄마들의 겨울 방학 준비는 문제집 사는 게 국룰이지만 그것조차 아직 실행 전이다)

초등학교 입학한 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3학년이 끝이라고?

3년이 이렇게 금방이면 남은 4, 5, 6학년도 금세 지나갈 것 같은 이 불길한 예감은 뭐지?


10년 전 글을 읽어본 적도 써본 적도 없는 나라는 사람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엄마는 되었지만 매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지금도 육아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게 없는 초보 엄마지만 그때 당시에도 육아에 대해 아는 게 제로인 나를 불쌍히 여긴 지인이 육아서를 추천해 줬었다.

물론 책과 현실은 많이 달랐지만 몇 권의 육아서를 만난 덕분에 미취학 시기를 단단하게 버틸 수 있었다. 

초등 입학을 앞두고는 자녀교육서를 접하게 되면서 다양한 사례를 만나보고 나만의 자녀 교육 철학을 세울 수 있었다.

물론 그 세월 속에서 수천번 흔들렸지만 다행히 아직은 그 뿌리까지 뽑히지 않아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때 읽었던 육아서와 교육서 중에서  '10살까지'라는 글귀를 자주 볼 수 있었다.  

10살까지 꾸준히 독서교육을 시켜야 한다.

10살까지 생활습관을 잡아야 한다.

10살까지 공부 습관도 함께 잡아놔야 한다.

10살 전에 영어귀를 뚫어놔야 하고 수감각도 키워놔야 한다.

10살 전까지 많은 체험과 경험을 함께 해야 한다.

10살 전에 부모와의 추억을 많이 만들어놔야 한다.

10살 전후로 부모와의 관계가 좋아야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가 유지된다.

그래야 그 이후에 육아의 후반전이 수월하다는 결론이었다.


육아의 최종 목표는 아이의 독립이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 자녀 독립의 시기는 점점 늦춰지고 있지만 자녀 독립 시기를 보통 스무 살 전후라고 잡았을 때 벌써 내 아이의 육아 전반전이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는 말이다.


아이가 어릴 적 가끔씩 상상을 했었다.

먼 훗날 아이가 열 살 정도 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때쯤 어떤 모습일까? 

아이가 10살이면 엄마인 나는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아이는 어떻게 자라게 될까?

그런 상상을 했던 시절이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렸다.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던 그때가 지금 당장 오늘이라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기나긴 시간이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온 세월이라 크게 뭐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도 못한 채 아이의 3학년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아이는 생각보다 건강하고 의젓하게 잘 자라주었다. 크게 아픈 적도 없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지난 시간 동안 엄마는 책에서 배운 내용들을(어느 순간 유투브이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게 문제) 바탕으로 지금까지 (공부와 독서) 좋은 습관 형성, 관계 유지를 위해서 (수없이 잔소리를 퍼부었다) 부단히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와중에 만 나이 도입으로 아이에게 내년에도 너는 10살이라고 설명을 해도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엄마는 괜히 안심이 된다. 1년 더 여유를 부려보고 싶다. 

만 나이 도입이 아니었다면 이대로 급하게 육아 전반전 마무리 준비를 했어야 한다. 한걸음 뒤로 물러날 준비를 할 육아 후반전을 맞이하기 위해서 좀 더 분주했을 올 연말, 느긋하게 1년을 더 선물 받은 기분이 싫지만은 않다. 선물 받은 1년 동안 10살까지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육아 전반전 마무리를 별 5개로 마무리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물론 육아에는 정답도 없고 평가를 내릴 수도 없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에는 진정으로 육아 후반전을 맞이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 24년에는 아이도 잘 키우고 엄마인 나도 나 스스로를 제대로 한번 키워내보고 싶다.

그래야 육아 후반전이 편해지는 동시에 엄마 인생의 후반전도 멋지게 날아오를 수 있을 테니까!



덧붙임) 이런 멋진 계획을 품었으니 일단은 길고 긴 겨울 방학을 환상의 콤비로 잘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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