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자책하지 말아요.
결정은 옳지만, 결과가 옳지 않을 수 있어요.
"인생은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 사이의 C(Choice, 선택)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가볍게는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 지하철을 탈지 버스를 탈지, 이걸 살지 아니면 말지. 무겁게는 대학을 갈지 말지, 어떤 직장을 갈지 말지, 이직을 할지 말지, 결혼을 할지 말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으면 누군가 작게 읊조린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
조상님들은 맞는 말을 여기저기 남겨 두신 모양이다. 선택을 주저하는 건, 결과에 대한 두려움 탓일 테다. 선택을 하고 나면, 후회는 세금처럼 반드시 붙는다. 가지 않은 길이 더 찬란해 보인다. 실패와 어려움은 후회를 증폭된다.
후회를 피하고자 선택을 위탁하기도 한다. 유명한 멘토를 쫓아가 답을 찾고, 가까운 이들을 괴롭게 한다. 결과가 조금 어긋나면 위탁자를 쫓아가 화를 낸다. 너 때문이라고. 그럼 마음 한 구석은 편하다. 내가 한 선택이 아니라 다른 이의 선택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위험하다. 아무리 위대한 멘토라고 날 다 알 수는 없다.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타인이 얼마나 알 수 있을까? 그들이 겪은 환경과 내가 한 경험이 온전히 같을 수도 없다. 운이 좋아 대행한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내어도 문제는 여전하다. 책임을 회피하는 위탁은 내 삶의 주도권을 넘기고 내 인생의 관광객이 될 뿐이다.
마음을 다잡고 결정을 결심한다. 온갖 요소를 고려하고 옳은 결정을 하지만, 결과는 옳지 않을 수 있다. 선택의 결과는 누구도 알지 못한다. '진인사대천명' 일은 사람이 열심히 할 수 있지만, 결과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처럼, 우리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옛말을 찾기 않더라도 안다. 삶을 살아갈수록 경험할수록 알게 된다. 힘써 노력하고 간절하게 준비한 일이 어이없는 요소로 쉬이 망가진다. 때로는 생각 없이 한 일이 어마어마한 성과가 나기도 하지 않은가? 겪기도 하도, 종종 아니 자주 주변에 보인다. 운칠기삼. 아니다, 운구기일 정도가 맞는 건 아닐까 싶다.
선택도, 결정도 그래서 어렵다.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완전한 정답이 있다는 오해가 반죽된 탓이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보인다. 이걸 하든 저걸 하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없으니 말이다.
곰곰 생각해 본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크지 않는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후회를 줄일 뿐이다. 어떻게 할까? 내가 한 선택이 옳은 결정이 되도록 노력하는 일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은가?
가지 않은 길을 볼 여유를 접어두고 노력해 보는 것이다. 실패란 멈추었을 때 완료된다. 그럼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실패는 내가 오지 않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실패를 미루는 노력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전부다.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내게 운이 찾아들 때가 있다고 믿으며 말이다. 또, 계속한다는 건, 집중해해 본다는 건 느리지만 능력이 조금이라도 올라간다는 과정이다. 시간을 내어 집중력을 쏟아 내면 반드시 성장으로 이른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보이지 않는다고 성장하지 않는 건 아니다. 폭발적으로 몸집을 커지기 전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고, 커다란 나라는 댐을 채우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믿는다. 어떤 결정이든 옳다, 다만, 결과가 옳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선택을 위탁하지 말자. 내 삶은 내가 사는 거다. 내 결정이 맞을 때까지 노력할 뿐이다.
답답하지만, 무섭지만 선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