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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같이 읽으실래요?

세상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지구를 지키는 것도 아닌데.

by Starry Garden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같이 읽으실래요?


'~하면 다 해결' 자주 만나지만 늘 틀리는 문장이다. '대학만 가면 다 해결'이라는 말에 속아 대학교에 갔더니, 취업이 기다리고 있다. '직장을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학위만 받으면 다 해결'이라는 말을 다시 만났다. 취업의 문은 공평했다. 누구에게나 좁았다. 거기다, 분야가 예리하게 좁아지니 갈 곳은 더 없어 보였다. 운이 좋아 취업을 했다. '취업만 하면 다 해결'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니다. 이젠 버텨야 한다. "세상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지구를 지키는 것도 아닌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아이언맨이 되길 바라고, 내가 있는 팀은 어벤져로 착각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세상은 종종 구해야 하고, 지구는 자주 지키는 영화 속 인물처럼 힘겹다. 견디는 방법이 여럿 있다. 책을 읽는다. 도피이기도 하고, 매몰된 생각에서 벗어날 기회를 선사하기도 한다. 누군가 작게 읊조린다. '한가한 소리 한다.' 특히 문학을 읽은 때는 더 하다. 능력에 대한 계발도 아니고, 당장 돈을 벌어다 주는 기능 역할이 없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어리석은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읽다 보면 안다. 문학에는 힘이 있다. "‘이런 시대에 문학을 왜 읽어야 하느냐.’ ‘문학의 힘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중략) 문학의 힘이 잘 보이지 않으니 나오는 질문이다. 돈의 힘이 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다. (중략) 과연 한국 소설가들이 탄광의 카나리아고 잠수함의 토끼 같은 존재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서유미 외 10명, page 9, 11) 문학은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쥘 베른을 떠올려 보자. 『지구에서 달까지』(1865년 작품),『해저 2만 리』(1869년 작품). 당시 책이 나올 때는 상상하기 어려운 세상을 소설로 만들었다. 깊은 바다를 탐험하고, 지구에서 달까지는 인간이 간다. 당시에는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현재를 보자. 우린 유인 우주선을 띄워 달로 사람을 보냈고, 잠수함을 타고 바다를 누비고 있다. 문학은 세상을 예민하고 보는 소설가들이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세계를 미리 보여준다. 읽는 이들은 올 수 있는 세상을 마주하고 생각해 본다. 함께 찾아드는 문제를 고민한다. 어떤 이들은 과학자로 이론을 준비하고, 어떤 이들은 공학자로 실현을 준비하고, 어떤 이들은 철학자로 인간이 준비할 고민의 답을 적는다. 문학의 힘은 여기서 피어난다.

직장에서 자주 길을 잃고 만다. "네가 스승들과 가르침으로부터 배우려 했던 것이 무엇이며, 네게 그토록 많은 가르침을 주었던 그들조차 도저히 가르쳐줄 수 없던 것이 무엇이었는가?"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지음, 권혁준 번역, 문학동네 page 51) 도저히 가르침으로 전달되지 않은 무언가는 있기 마련이다. 배우지만 길을 헤맨다. "물론 배웠다는 게 이해를 의미하진 않았다. 어떤 것은 납득할 수 있었지만, 어떤 것들은 끝끝내 이해할 수 없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서유미 외 10명, page 142) 배웠지만, 왜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일은 고개를 겨우 끄덕이며 납득했지만,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일들이 여전히 있다.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지 그럴 수 있다고 다독인다. 그럼에도 당하고 있다 보면 한숨이 나온다. 보이지 않게 쏟은 숨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다 회사만 나가면 다 해결되리라는 착각이 시작된다. "문득 퇴사란 한순간에 일어나는 게 아닌, 긴 흐름을 가진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이 아닌 선의 일이니 고민과 선택은 서서히 하자 싶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서유미 외 10명, page 284) 착각에 살을 붙여 논리를 만들고 있는 나를 보면 퇴사란 흐름을 가진 일처럼 보인다.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저는 이 세상의 굴레와 속박을 벗어던지고, 제 행복을 찾아 떠납니다."라는 말을 하며 떠나는 이도 있다. 도착한 곳에서 이름에도 자유가 있는 프리랜서가 되기도 하고, 누구는 단박에 사장이 되기도 한다. 거기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일은 참 묘하다. 하고 있으면 퇴사 욕구가 치밀고, 용기를 내 회사를 박차고 나가서는 일이 없으면 불안이 자라난다. 혼자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진 않는다. 예민한 이들이 세상 곳곳에 있는 고민을 모아 적어둔 책에는 혹시 단서가 있을까? 섬세한 작가들이 그린 일에 대한 이야기를 찾았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는 진짜 현실을 보여준다. 현장실습생, 프리랜서, 군무원, 계약직 교사, 배달기사까지. 모양이 여럿인 근로가 보인다. 법과 현실의 줄타기를 하는 이들, 평범하지만 치열하게 고민하며 사는 이들을 포착해 냈다. 섬세한 소설가들이 나, 친구, 가족이 마주할 수 있는 가능 미래를 보여준다.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의 고민도, 납득했지만 끝내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도, 퇴사를 고민하는 이들도, 결국 퇴사하고 홀로 서있는 이들의 고뇌도.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은 읽는 것만으로도 전달되지 않을 지혜는 있지만,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퇴근길에 마음이 무너지는 이들을 잡아줄 문학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온라인 독서모임인 '독파'에서 모임장 역할을 하는 '독파메이트'가 되었습니다.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찾습니다.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다면 저와 함께 읽으며 의미를 찾을 여정으로 초대를 합니다. 첫 번째 독파는 무료입니다! 책은 전자책을 준비하셔도, 도서관에서 빌리셔도, 종이를 구매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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