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을 씻어서 보관하면 안 되는 이유.
요리사를 상징하는 모자를 떠올려보자. 우뚝 솟아 있는 긴 모자. 주름이 촘촘하다. 주름의 개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달걀 요리를 몇 가지나 할 수 있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한다. 달걀. 언제 먹어도 맛있고,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 삶는 정도에 따라 반숙도 있고 완숙도 있다. 달걀을 굽다가 휘휘 젖게 되면 스크램블 에그가 되고, 익은 노른자가 보기 좋은 써니 사이드 업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몽글몽글한 계란찜으로 먹어도 참 좋다. 달걀 요리를 무려 100가지 방법을 할 수 있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고 한다. 달걀은 혼자서도 무궁무진하게 자신의 모습을 바꾸지만, 빵과 과자에 스며들어 있는지도 모르게 맛을 지탱하고 있다. 달걀은 우리 곁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재료다.
2021년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1년에 달걀 소비량은 268개에 이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바로 달걀요리이고, 우리 삶에 빠질 수 없는 음식 재료가 바로 달걀이다. 자주 사 오니 깨끗하게 보관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거기다 혼자 먹는 달걀도 아니니까 더 신경이 쓰인다.
달걀을 사 오면 가끔 껍질에 정체불명의 물질이 붙어있거나, 깃털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 물로 헹궈 낼 마음이 커져만 간다. 씻으면 어떻게 될까? 빠른 결론부터 알린다. 안 된다. 우리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이유를 알아보자.
달걀의 구성부터 알아야 한다. 난각, 난각막, 기실, 난황, 배아, 알끈, 난백으로 이뤄져 있다. 어렵다. 중국 글자라 그렇다. 간단히 하면 달걀 껍데기, 흰자, 노른자, 알끈, 흰색 막 정도라고 할까? 우리가 알아야 하는 건 달걀 껍데기다.
달걀 껍데기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구멍이 있다. 숨을 쉬기 위해 필요하다. 잊지 말자. 달걀은 닭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모든 것이 오가면 병에 걸릴 테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큐티클(cuticle)'이라는 막이다. 알 껍질을 덮고 있는 얇고 석회화되지 않는 층이다. 닭이 달걀을 낳지 직전에 방어막을 만들어 보호한다. 큐티클은 세균과 먼지로부터 달걀 내부를 보호하고, 항균 방어 시스템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세균을 막아내는 든든한 성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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