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힘겨워한다. 겨우 올라가 주차를 했다. 아직 끝이 아니다. 가파른 길을 오분 정도 올라가니, 그제야 사찰이 보인다. 그렇게 올라간 법당에서 내려다본 광경에 가슴이 펑 뚫렸다. 여기가 끝인가 했지만, 아니었다. 다행히도 어머니와 아버지는 더 올라가겠다는 뜻을 거두시곤, 조금만 있다가 내려가자고 하신다.
용덕사에서 내려다 본 광경, 올라갈 계단
평소에 보던 사찰과 다른 점이 보였는데, 바로 벽이었다. 벽에 있는 돌들은 아귀가 딱딱 맞았다. 자연의 돌 모양을 최대한 살리며 퍼즐처럼 맞춘 벽이다. 빈틈이 없어 보인다. 직선으로 만든 벽도 놀라웠지만, 곡선으로 흐르는 벽은 대단하다는 소리가 연신 나온다.
용덕사 벽
어머니께서 의식을 치르시는 동안, 아버지와 나는 그 벽을 따라 걸으며 자세히 봤다.
"진짜 돌 장인이 만든 벽이다"라며 감탄하시는 아버지는 손으로 만지시며 보셨다.
"틈이 없고, 딱딱 맞는 거 봐라. 우둘투둘한 것 보이지? 이게 기계사용을 최소한으로 했다는 증거야. 작품이다 작품!"
잘 모르는 내가 봐도, 꼼꼼히 만든 벽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의식을 치르시고 내려오신 어머니는 벽을 보시곤 한마디 하셨다.
"자신의 일에 진심인 사람은 다 보인단다."
자신일에 진심인 사람들
내려가던 길에 '난 진심이었던 때가 있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자신의 일에 진심인 사람은 숨기려 해도 티가 난다. 자신 일에 진심인 사람들은 누군가 알아 달라고 하지도 않는 듯, 일 자체에만 집중한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이마트를 들렸다. 아. 거기서도 만났다. 자신일에 진심인 사람을. 자신일에 진심인 사람을 만나면 여쭤보고 싶은 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