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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Jan 17. 2023

왜 여자친구는 선행상을 수여했을까?

이야기하는 공학박사

선행상을 준 여자친구


여자친구가 갑자기 상을 준다고 한다. "선행상" 무슨 상인지 물어보니,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 (이하 알쓸인잡)을 보면 안다고 한다. 운동을 할 때 보는 영상 중 하나인 알쓸인잡을 켰다.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했다. 


운동이 거의 끝날 때쯤 김상옥 교수께서 선행상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신다. 자신의 분야를 넘어 행복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라고 한다. 자신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비판을 들을 각오를, 틀릴 용기를 내신 분들에게 준 상이다.


선행상 (출처: tvN 영상)


운동이 끝내고 영상을 멈췄다. 샤워를 하며 곰곰 생각을 되짚어 봤다. 여자친구는 왜 내게 선행상을 주었을까? 샤워가 끝날 때쯤 '아!'라는 감탄이 나오며 그녀의 의도를 알게 되었다. 샤워가 끝나고 상쾌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행상 고맙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답했다. "딱 어울리는 상이야."


이야기하는 공학박사


지난해 5월부터 글을 썼다. 지난 글을 보니, 참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환경 공학에 대한 이야기도 적고, 대학원 이야기도 그리고 기술로 삶을 읽어내는 이야기도 적었다. 또 자주 쓴 이야기가 있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 브런치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엄습할 때가 있다. 


그래도 쓴다. 그래도 쓰고 있다. 그러기에 여자친구는 나에게 선행상을 준 모양이다. 내가 뭐라고 글쓰기에 대해, 브런치에 대해, 관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는 선을 넘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틀릴 수도 있고 잘못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틀린 이야기로 바보가 될 수 있고, 어긋난 길로 걸어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 도착할 수 있다. 


그래도 나는 선을 넘어 글을 쓰고 싶다.  다른 분야에서 온 내가 글쓰기, 브런치 그리고 관계에 대해 이야기는 담대한 제안이 될 수 있다. 내가 전공한 분야에 있는 온갖 이야기를 가져와 새로운 길을 낼 테다. 용기 있는 제안이 새로운 물줄기를 만들 수 있다. 실패하는 길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다른 길을 걷는 이들이 실패한 내 길을 보고 성공으로 가는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 


나는 바보가 되고, 실패는 하는 일에 두려워하지 않고 이야기하고 싶다. 선을 넘은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다. 나는 선을 넘어 행복하다.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온갖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즐겁다. 


선을 넘어 행복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을 받아 즐겁다.

오늘도 글을 쓴다. 틀릴 각오를 하고, 잘못 쓸 수 있다는 마음을 넘어서 말이다.



한 줄 요약: 두려워하지 말고 선을 넘자. 




사진 출처: tvN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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