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서향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ry Garden Oct 07. 2022

하는 일 없어도 마음으로 버텨주는 일.

지나가던 대사.

지나가던 대사.


'태조 왕건'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이십 년 전에 종영한 대하 사극이다. 고려를 세운 왕건의 이야기다. 보통 밥을 먹을 때, 보곤 한다. 역사가 스포일러라,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 


어머니와 밥을 먹으며 보던 드라마를 식사가 끝난 뒤에도 이어서 봤다. 지나가던 대사가 귀에 들어왔다. 장군 두 명이 이야기하는 장면인데, 기억나는 대로 적으면 다음과 같다.


"일이 이렇게 진척이 되었다니, 정말 대단한 일 이외다."


"아니옵니다. 저는 단지 지키는 일만 했을 뿐입니다. 저는 한 일이 없사옵니다."


"하는 일이 왜 없소이까. 자네는 마음으로 버텨주는 일을 하셨소이다."


마음으로 버텨주는 일. 대사를 듣자 몇 사람이 머리를 스친다.


하는 일 없어도 마음으로 버텨주는 일.


혼자서 헤쳐나가야만 하는 일이 있다. 옆 사람이 애달프고, 안쓰러워도 해줄 수 없는 일.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 일이 마음을 무너뜨릴 때가 있다. 그때 가족과 친구들이 마음으로 버텨주는 일을 해줬나 보다. 그들이 지나가는 대사와 함께 머리에 스쳤다.


마음으로 버텨주는 이들에게 나도 그들 마음의 지지대가 되었는지 살펴봐야겠다. 


하는 일 없어도 마음으로 버텨줘야겠다. 



글쓰기에도 마음으로 버텨내게 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 나도 작가님들의 글쓰기를 마음으로 버티게 해드리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가 된 친구의 외출 허가 결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