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로 인 처리하기
물처리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숙명이 있다. 바로 인과 질소를 처리하는 일이다. 인과 질소는 생물 성장과 번식에 필수다. 그 말은 곧 계속 소비하며, 꾸준히 배출된다는 뜻이다. 인간과 동물은 식물을 통해 인과 질소를 공급받고 식물은 인과 질소를 환경으로부터 공급받는다.
자연이 식물에게 주는 인과 질소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식물을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비료를 쓰며, 그 비료에는 대부분 인과 질소가 있다. 공급한 비료의 인과 질소를 식물이 온전히 흡수하지 못한다. 그러면 남은 인과 질소는 환경으로 배출된다. 인과 질소를 적절한 처리 없이 물 환경에 배출되면, 과도한 식물 성장으로 이어진다. 바로 적조와 녹조다. 환경이 오염된다.
따라서 물 처리하는 기술자들은 인과 질소 처리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 결과 다양한 방법이 있고, 아직도 다채로운 방법이 연구, 개발 중에 있다.
(좌) 혐기조건, (우) 호기조건 (출처: Li and Xi, 2019; Wu et al., 2014; Oehmen et al., 2007; Kwon, 2020)
인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화학반응을 통해 덩어리로 만들어 제거하는 방법. 다른 방법으로는 미생물 흡수를 통해 물에서 제거하는 방법이다. 오늘은 미생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처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간단히 말하면, 미생물이 인을 빠르고 많이 흡수하게 유도한 뒤, 인을 흡수한 미생물을 물에서 제거하는 것이다. 위에 있는 그림이 미생물로 제거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미생물로 인을 제거하는 방법은 다시 두 단계로 나뉜다.
혐기 조건 = 인 배출
혐기 조건은 산소가 없는 환경을 말한다(무산소 조건과 혐기 조건은 서로 다른데, 이를 설명하는 건 여기서 생략하기로 하자. 언젠간 하겠다). 산소가 없지만, 에너지는 필요하다. 미생물(phosphorus accumulating organism, PAO라는 특정 미생물)은 이때 자신의 몸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복잡한 물질(acetyl-CoA => acetate => PHB)을 분해하며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때 분해된 물질에 붙어 있던 인이 미생물 밖으로 배출된다.
미생물은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일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을 배출한다.
호기 조건 = 인 흡수
호기 조건은 산소가 있는 조건이다. 혐기 조건에서 배출된 인을 흡수하는 단계이다. 산소가 들어가면 미생물의 대사가 활발해지고,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다. 거기다, 인을 몸에 축적해 앞으로 있을 일을 대비한다. 성장과 축적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혐기 조건에서 배출된 인보다 더 많은 양을 흡수한다. 바로 과잉 흡수가 일어난다.
미생물은 성장과 번식으로 인을 흡수한다. 그럼 물에 있던 인은 말끔히 제거된다.
중간한 줄 요약: 미생물을 이용한 인 제거는 두 단계를 거친다. '배출 뒤 흡수'
충분히 비워내야 더 많이 채운다.
미생물을 이용한 인 처리가 우리의 삶 일부과 닮았다. 우린 정보를 끊임없이 흡수한다. 그렇게 머리에도 가슴에도 가득 찬다. 가득한 곳에는 다른 무언갈 담을 수 없다. 그러면 결국 자신만의 세상에 갇히게 된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알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에게 있는 것을 비워내야 한다. 비워내야 할 대상이 소중하고 귀 해 보여도 말이다. 그렇게 비워내고 새로운 이야기를 담으면, 이전의 내가 담았던 양보다 더 큰 양을 담아낼 것이다. 다 비워냈다고 하지만, 일부는 남아 나에게 흡수되어 나를 크게 했으니까 말이다.
지금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에 머물지 말고, 내 가슴에 가득한 것에 집착하지 말고 떠나보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이 채울 수 있다. 오늘도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머릿속 이야기와 귀하다고 여기는 가슴속 말을 떠나보내고자 한다. 그럼 나는 성장하고 더 많은 이야기와 말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무엇을 비워내고 어떤 것을 담을까?
한 줄 요약: 비워내는 것을 두려워 말자. 비워내야 더 많이 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