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에서 다른 논문들을 소개받으며, 연구 분야에 대한 기본을 다질 수 있다. 다음에 나오는 건 보통 재료 및 방법이다(가끔 논문 편집 방법에 따라 재료 및 방법이 뒤로 가는 예도 있다.). 재료 및 방법은 결과 및 토의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론에서 제시한 논문 목적을 증명하는 방법을 작성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작성자에 따라, 또는 논문의 분량 한계에 따라 짧게 써야 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를 막시작하는 단계라면 되도록 자세히 그리거 길게 적힌 그것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실험을 막상 하다 보면, 같은 도구, 같은 실험실에서, 같은 방법으로 실험해도 재현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 한 사람이 있다. 이른바 '손을 탄다'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별일 아니라고 넘어간 부분이 실은 실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자세히 쓴 재료 및 방법에는 우리가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적어 놓으니 보다 안정한 실험을 할 수 있다. 재료 및 방법도 많이 읽고 정리가 꼭 필요하다. 비교하다 보면, 보통 이 약품을 쓰는구나, 보통 이 용량으로 쓰는 구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경우 하나만을 보고 실험에 들어가면, 실험이 망하기 일쑤이다.
<효과적인 논문 정리> 편에서 제안한 것처럼, 표로 만들어 정리하고 이를 비교하는 것이 한눈에 들어오는 방법이라 하겠다.
예를 들어 보면, 미세조류를 키우는 조건을 정하기 위해 논문 50편을 정리했다. 키우는 조건에 공통으로 나오는 빛 세기, 온도, 배양시간, 먹이를 정리하고 적었다. 적다 보면, 내 실험 목적과 흡사한 조건의 범위가 나오게 된다.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레 따라 나오는 것은 이유다. 정리하고 나면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빛 강도를 정한 이유. 온도를 정한 이유. 이 먹이를 쓰는 이유.
물론 재료 및 방법에 이유를 적진 않는다. 다만, 정리하고 나면, 이유를 적어 놓지 않은 재료 및 방법에 이유가 보인다. 이제는 안정적인 실험을 할 수 있을 때다. 물론, 이렇게 정리하고 시작해도, '손을 타서' 고생을 할 수 있지만, 이른 시간 안에 바로 잡았다.
요약하면, 많이 읽자. 정리하자. 그럼 이유가 보인다. 이유 없는 조건은 없다.
예시
논문에 관한 이야기를 적고 나니 내 삶도 표로 정리하고 싶어 진다. 정리하고 하면 혹시나 이유가 보일까? 이유 없는 일은 없을 테지만, 가끔은 이유를 찾기 어려운 일이 있다.